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쓰레기 같은 말 하지 않기 . . . . . . . [오경환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16 조회수1,151 추천수15 반대(0) 신고

 

 

 

 

 

작년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8 29 저의 본 홈페이지에 실명으로 이런 글이 떴습니다.


 

"얼마전 서울에서 이사온 사람입니다.

 여기는 일주일당 미사 횟수가 너무 적네요.

  5 근무로 주말여행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요일 9미사가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여기는 없네요

 
새벽 6 미사가 월요일뿐이라는 것은

 신부님이 너무 무심하거나

 심지어 게으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9 미사라도 마련해 주시면 합니다."



"너무 무심하거나 심지어 게으른 것이 아니냐?"

 글 읽고 조금 당황했습니다.

 나는 그동안 자유게시판에 뜨는 글에

 답변도 하고 설명도 하면서 지내왔는데...

 

글에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은

변덕스러움을 보이는 것이고

나아가서 필자를 무시하는 처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비난하고 화난 답변을 하는 것은

공개적인 비난과 화를 내지 않으면서 살아 모습을 파괴하고

모습이 참된 모습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답변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이민정의 대화원칙 따르기로 했습니다.

 

시기에 나는 이민정의

"이 시대를 사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

테이프를 다섯 정도 들은 때였습니다.



화난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자면

사람의 화를 가라앉히는 것이 급선무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그를 이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해한다는 것은

그가 느끼는 감정을 되도록 있는 대로 정확하게 읽어 주는 것입니다.

다음에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 외의 말은 모두 쓰레기같은 말 이라는 것입니다.


그분의 감정을 있는 대로 읽어주는 뜻으로 이렇게 썼습니다.

 

"계시던 서울 본당과는 달리,

 주일 저녁 9 미사가 없고 새벽 6 미사도 적어서

 답답하고 화도 나신 같습니다.

 굵은 글씨로 대담한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새벽 6 미사를 매일 하지 않는 이유와

주일 저녁 9 미사를 설치하지 않은 이유를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끝맺었습니다.

 

"그러나 본당에 있을 임기가 3개월 정도만 남았으니

 미사시간 변동은 다음 신부님에게 넘기겠습니다.

 건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생각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날 이렇게 그분의 회신이 떴습니다.

 

"너무 대담하게 써서 죄송합니다.

 사실 조금 화가 나서 그랬습니다.

 다른 지역 성당에 다니는 친구들로부터

 그 지역 신부님들의 좋은 얘기를 많이 들어서

 신부님들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서

 순간 감정적으로 글을 썼던 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3
정도 지난 후에 저는 썼습니다. 

 

 "저는 자매님의 얼굴을 모릅니다.

  너무 힘들지 않으시다면 모습을 보이셔도 좋습니다."

 

그랬더니 다음 주일 미사 후에 그분이 찾아와서

"답변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했고 우리는 악수했습니다.

 

다음날 바오로라는 분이 글을 썼습니다.

 

"신부님 사랑합니다. 찬미 예수님."

 

 

 

                   

                    - [사목일기] 중에서 -

 


 

  저는 살면서 본의 아니게...

   때로는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말을 합니다.

   정확하게 적중하는 말로 명중을 시키고는

   내심 희열을 느끼는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주로 가족들을 향한 것입니다.

   말을 조심하자!

   두 번 생각하고 말하자!

   늘 생각하면서도 독한 말을 하고 나선 곧 후회를 합니다.

 

   이글을 읽으면서

   저는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했는가 보았습니다.

 

   저는 반응하는대로...

   즉시 저의 글을 삭제해 버렸습니다.

 

   지난 주, 어느 형제님이

   제가 자주 올리는 신부님들의 글이

   '우리들의 묵상'에 맞지 않는다는 뜻의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추천하신 분들에게도 따끔한 한마디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전 추천하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

   그분들이 보시기 전에 얼른 제 글을 삭제했었습니다.

 

   그리고 곧 후회했습니다.

   그 형제님은 저에게 그 분의 생각을 알렸을 뿐인데,

   저는 금새 마음이 상해버려서...

   반격한다고 한 것이 신부님의 글을 내린 것이었습니다.

 

   그 형제님은 살짝 꼬집었을 뿐인데

   저는 기절을 해버린 과잉반응이었음을 그분께 사과합니다.

 

   이제...

   제가 신부님들의 글을 올리는 마음.

   신부님들도 '우리들' 이십니다.

   하느님을 향한,

   그리고 저희 신자들을 향한 묵상의 글들이지요.

   책이나 신문을 통해서 전하시려는 마음들이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읽다가 나누고 싶은 글을 만나면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그저 웃어 주시기만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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