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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적 나태-가르멜의 영성
작성자임소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17 조회수575 추천수1 반대(0) 신고

초심자들은 또한 영적 나태에 떨어지기가 일쑤이니 그들은 보다 더 영성적인 일에는 게으름을 부리고 가까이 하지 않는다.감각적인 구미에 거슬리기 때문이다.

 

영성의 일에 맛을 즐기는 사람들인 만큼 그 맛이 없으면 영성의 일도 권태로운 것, 그러기에 기도 중에 자기가 바랐던 그 맛이 생기지 않아서 만족감이 없으면(하느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고자 맛을 거두시는 일이 있다.)더 이상 기도를 하지 않으려 하든지 아니면 억지로 하게 된다.

 

그들은 이와 같은 나태(완덕이란 하느님을 위하여 제 뜻, 제 재미를 없애는 길이건만)완덕의 길을 제쳐놓고 제 뜻, 제 재미를 따라서 하느님 뜻보다도 제 뜻을 채우려 하는 것이다.

 

그들 대부분은 자기가 원하는 바를 하느님도 원하시기를 바라고 하느님 뜻에 자기 뜻을 맞추기를 꺼려 하므로 하느님 뜻이라면 따르기를 싫어한다.

 

그러므로 제 뜻, 재미가 없는 일이면 하느님의 뜻도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하면, 이와는 달리 제 마음이 흡족하면 하느님도 좋아하시리라 믿으니 결국 하느님을 가지고 자기를 측량함이 아니라, 자기를 가지고 하느님을 측량하는 것이다. 이는 복음이 가르치는 바와 정반대되는 일이니 하느님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도로 얻을 것이요, 제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라 했다. (마태16,25)

 

그들이 또 염증을 느낄 때는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에 명령을 받을 때다. 영의 기쁨이나 맛으로 사는 사람들이라 완덕의 억세고 힘드는 일에는 약해빠져서 마치도 단 것으로 자라나는 애들과도 같이 고된 일이라면 무엇이나 다 피해버리고 영의 즐거움이 있는 십자가를 보면 질색을 한다. 그들이 가장 영적인 일에 가장 염증을 내는 것은 제 멋대로, 제 맛대로 영성을 살려 하기 때문인데, 그 때문에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생명의 좁은 길로 들어가기란 그들에게 매우 슬프고 언짢은 일인 것이다.

 

초심자의 첫 단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지니는 여러가지 결함 중에 여기서 다룬 것만으로도 하느님께서 그들을 나아간 이들의 지위에 올리시기에는 그들이 얼마나 모자라는 몸들인가를 넉넉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바로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어두운 밤에 드는 일로서, 하느님은 거기서 재미와 맛의 젖을 떼게 하시고 온전한 메마름과 내적 암흑 속에다 그들을 두시어 제멋대로인 그들의 어린 놀이를 말끔히 없애심으로써 아주 다른 법으로 덕을 닦도록 마련하신다. 왜냐하면 초심자가 제아무리 스스로를 절제하고 하는 일, 당하는 일을 바로잡아나간다 해도, 하느님께서 이 밤의 정화를 통하여 그 사람이 수동적이 되도록 붙들어주시지 않는 이상, 다는 물론 조금도 무엇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르멜의 십자가의 성요한의 "어둔 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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