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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60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17 조회수646 추천수8 반대(0) 신고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60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거룩하시도다 .-

 이제 우리 삶을 거룩하게 만들기 시작하는 미사의

‘거룩 하시도다(Sancutus)'부분을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가톨릭신자가 자신은 세속 죄악의 진흙탕에서 뒹굴며 살지라도 하느님만은 거룩 하시다고 추상적으로나마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거룩하신 하느님과 나를 제대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하느님께 드리는 성가라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거룩함을 노래하는 것이 나와 상관없게 되면, 성변화[聖變化]에서 나 자신이 소외되고 내 삶은 성변화[聖變化]를 통해 거룩해지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너무 거룩하신데 나는 너무 더럽기 때문에, 도저히 나는 예수님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원론적[二元論的]인 현실의 자기 괴리 증상입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현실 도피를 하거나 죄악에 주저앉게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미사 중에 성변화[聖變化]의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에 더 이상 내가 거룩하게 변화하지 않고, 예수님 혼자 또 십자가에 못 박혀서는 안 됩니다.


이런 흐름이 바로 이 부분의 소프트웨어를 이루는 원천이 됩니다.

이제 내가 세상에 나가 예수님처럼 십자가에 못 박혀도 하느님께 영광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면서 살겠다는 생각이‘거룩 하시도다’에 담겨야 합니다.

따라서 “거룩 하시도다!”하는 기도는 나를 거룩하게 만들기 위한 성가입니다.

하느님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이 순간 내 머릿속에서“아! 이제는 내가 거룩하게 변화할 때가 왔구나!”,“그분의 힘이 지금부터 더러운 나를 거룩하게 만들어 주시는 구나!”하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죄악과 동침하는 것은 내 삶이 아니다. 이제 세상에 살면서 더 이상 십자가를 외면하지 않겠다.”하는 마음가짐이 이 부분에 깔려야 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3번이나 반복되면서 우리 마음을 굳게 다지도록 전례적으로 배려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온 누리에 주 하느님!”은 내가 쏙 빠진‘온 누리’의 박제된 거룩함을 지닌 분이 아닙니다.

지금 희망 없어 보이던 내 삶의 봉헌을 받아주시어 나를 거룩하게 만들어주시려고 지금 나와 함께하시는 분입니다.

그 다음으로“하늘과 땅에 가득 찬 그 영광!”하는 부분에서 주목할 것은 하늘은 거룩하다고 치고 땅에 가득 찬 그 영광은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땅’이 거룩해지려면 우리도 당연히 거룩해져야 합니다.

여기서 땅은 흙이나 돌을 뜻하는 물질적 의미가 아닙니다.

따라서 땅을 썩은 우리 인격으로 채우고 있으면서 하느님의 영광을 노래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오히려 미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이라고 노래하면서 우리는 예수께서 어디에 오시는 지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여기서도 나는 빠지고 거룩한 제대 위에 사제가 있는 주변에만 오시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제대 위 빵과 포도주에 담겨있는 내 인격 속으로 오시는 그분으로 말미암아 내가 거룩하게 변화하는 것이 미사의 은총이라는 것을 떠 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내 인격에 강생하시는 그분을 맞이하는 자세를 갖추려고 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호산나!”하는 말은 객관적으로“도와주소서, 구원하소서.”하는 뜻인데, 이것은 우리가 느껴야 하는 감동이 빠진 사전적 의미입니다.

단순히 구원하시고, 도와주시기만 바라는 수동적인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이 ‘거룩 하시도다’를 부르는 내가 거룩하게 변화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하느님 만세’라는 환호성으로 의미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치 축구 중계를 보다가 골인 장면에서, 또는 복권 당첨 발표를 보다가 마지막 번호까지 맞았을 때,“와!”하는 충만함이 폭발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 부분의 전례 분위기에 어울립니다.


이런 느낌이 있어야‘도와 주소서’,‘구원하소서’하는 호산나가 내 현실이 됩니다.

우리가 지금 공부한 이 부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느낌표가 7번이나 쓰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이 부분에 참례할 때, 우리가 느끼고 깨달아야 하는 분량이 많다는 점을 나타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여기서 높은데서 내가 벌써 거양되어 예수님과 하나가 되는 경험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고조되는 분위기를 제대로 따라가는 것입니다............♣†


   [61회:  감사기도 제 2양식.로 이어 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Mozart의 "Ave verum corpus
                     진실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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