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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64) 한국사람 없는 곳에서 / 김연준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21 조회수965 추천수12 반대(0) 신고

 

 

 

5월 셋째주 주님 승천 대축일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내가 너희에게 보내주겠다.

 그러니 너희는 높은 데에서 오는 힘을 입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있어라."

 (루카 24,46-53)

 

 

 

                   한국사람 없는 곳에서

 

 

                                                      글쓴이: 김연준 신부님(미국 어학연수)

 

 

미국에 와서 미국사람이 접근만 해와도 겁이 났다.

큰 맘 먹고 어떤 이야기를 했는데 "What?" 하고 물으면 당황이 되고

연속 "What?" 하면 그나마 더듬거리던 말도 안 나온다.

자존심이 이만저만 상하는 게 아니다.

 

이런 나를 위로하려는지 미국에 4년째 살고 있는 동창신부가

"미국 와서 바로 영어를 잘하려고 하는 것은 도독놈이야!

 영어는 시간이 필요해 시간이." 한다.

 

영어를 잘하는 좋은 방법에 대해 경험자들은 한결같이 불편하고 힘들고 두려워도 한국사람이 없는 곳에서 살라고 한다.

 

 

오늘 예수님의 승천을 체험하는 제자들도 낯선 땅에 홀로 내던져진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삶은 모든 것을 예수님이 해결해주는 삶이었다.

죽은 사람을 살려내고 아픈 사람 고쳐주고 마귀를 쫓아내는 일들은 예수님의 몫이었다.

 

 

그런데 예수님이 승천함으로 인해 그 몫이 제자들에게 떨어진 것이다.

사람들에게 스스로 다가간다는 것이 무서웠을 것이다.

굳어져버린 생활습관을 고치고 아픈 사람과 병든 사람들을 위해서 예수님처럼 살아야 하는 것도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확실히 사람은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고생한 만큼 겸손해진다.

예수님의 승천이 이별처럼 보이고 이제 나 홀로 남는 것처럼 여겨져 두렵지만 이제 나에게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예수님'을 떠올리는 새로운 내가 되어야 하는 사명이 생긴 것이다.

 

'새로운 나' 로 거듭 태어나는데 고생이 없겠는가.

 

나 자신에 대한 실망,

다른 사람에게서 오는 실망,

눈물,

실패,

배신,

상처들!

 

도중에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수없이 겪을 것이다.

더 분명한 것은 이 세상에서 인간이 거듭나자면 외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아는 분이고 늘 대비를 해주는 분 아닌가?

그래서 성체성사를 제정해주셨고 또 다른 위대한 선물을 주시는데 바로 승천 이후에 보내주신 성령이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승천 이후 성모님을 모시고 9일 동안 다락방에서 기도에만 힘썼다.

우리도 성모님을 모시고 그렇게 성령강림을 준비하자.

 

 

예수님께서 승천 직전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래지 않아 너희는 성령으로 세례를 받게 될 것이다.

 성령이 너희에게 오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뿐만 아니라 땅끝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사도 1,8-9)

 

 

내게 주어진 미국생활 기간 동안 더듬거리는 영어지만 더 적극적으로 살려고 한다.

나를 바라보면 실망하지만 예수님을 바라보면 힘이 솟는다.

 

 

                 ㅡ 출처 : 가톨릭 다이제스트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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