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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 갈 곳으로 빠져들지 말라.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21 조회수710 추천수6 반대(0) 신고

 

 

<제 갈 곳으로 빠져들지 말라>


“저희는 스승님께서 모든 것을 아시고, 또 누가 스승님께 물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았습니다. 이로써 저희는 스승님께서 하느님에게서 나오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아니, 이미 왔다.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29-33)



  이제 제자들은 주님 안에서 믿음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에게서 나오셨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믿음도 커다란 시련을 겪을 순간이 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시련에서 제자들이 제 갈 곳으로 흩어져 버릴 줄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흩어질 제자들에게 평화를 약속하십니다. 그러니 죄책감에 너무 불안해하지 말라고 위로하십니다. 그런 시련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것이며, 그런 상황에 이르러서도 주님께서 승리하셨다는 것을 알고서 이겨내라고 부탁하십니다.


  “제 갈 곳”으로 표현된 “에이스 타 이디아(eis ta idia)”는 공동체에서 벗어나 따로 독립적으로 행동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과 관계 맺었던 기억을 잊어버리고, 자신의 내적 자아를 내세우는 데 치우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위기의 순간에 우선 자기만을 생각하게 된다는 지적입니다. 그 외의 것은 다 헌신짝처럼 내팽개친다는 지적입니다. *idia ; 자기 자신, 자기의 소유, 사사로운을 뜻하는 형용사.


  그런 시련에서 지지 말고 예수님과 기쁨을 나누었던 기억을 상기하며 용기를 내라는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승리하실 것이기에 함부로 그 공동체에서 떠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라는 충고입니다.


  많은 교우 분들이 세례 받고 초기에는 성당에 열심히 나오게 됩니다. 그러면서 기쁨도 얻고 평화도 얻어 만족한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거의 누구나 한 번쯤은 어떤 계기가 생겨 공동체에서 멀어지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런 때에 다시금 신앙심을 다잡아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아마 요한 공동체에서도 이런 처지에 있던 사람들이 생겨났나 봅니다. 그때 이 구절을 떠올려 보라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기쁨을 생각하기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는 제 신앙에 안주하지 말라는 경고도 담겨 있습니다. 흔히 많이 배웠고 잘 안다는 사람들 중에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가 개인적으로 하느님을 옳게 믿고 있으니 굳이 교회에 다닐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소위 교회 공동체에 소속되지 않고 개개인의 믿음만을 강조하는 사람들입니다. 일견 그들의 생각이 뛰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깊은 신앙심에 머리를 숙일 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분들이 매우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새로운 사조인양 이들을 추종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특히 일부 프로테스탄트에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많습니다. 왜정시대에 민족의 지도자급으로 추앙받는 분들 중에도 이런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분을 존경합니다. 그분의 사상을 궁구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신앙적으로는 교회를 부정하는 그분을 도저히 따를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결국 이들의 주장도 하나의 인간적 세력을 형성하고 만다는 역사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성교회를 떠나는 일은 결국 예수님과 분리되는 것일 뿐입니다. 물론 교회도 인간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에 실수도 하고 오류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도 참고 보시는데 인간이 감히 교회를 박차고 나간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습니다. 교회가 내 쫓아도 나가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15. History (냉정과 열정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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