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62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22 조회수691 추천수10 반대(0) 신고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62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62회:  성찬 제정과 축성문은 예수가 되는 느낌으로.-

 그 다음으로 “스스로 원하신 수난이 다가오자, 예수께서는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쪼개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나이다.”하는 부분과“저녁을 잡수시고 같은 모양으로 잔을 들어 다시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나이다.”하는 말씀이 들려올 때, 우리가 지녀야 하는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예수님과 내가 치환[置換]되는 십자가 사건을 현실로 느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바로 그 현장에 지금 내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조건이 성립하면,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줄 내 몸이다.”하는 성체 축성문과“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하는 성혈 축성문이 들려올 때, 내 죄를 대신하여‘당신의 생명을 내어 주시는’그분께서‘죄를 사하여 주시려고’돌아가시는 것을 생생하게 목격하면서, 그 덕분에 내가 예수님처럼 거룩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순간에 내 몸과 피가 예수님의 몸과 피로 바뀌는‘새롭고 영원한 계약’이 성립하여 앞으로 우리의 삶에서 예수님을 기억하여 이를 행하며 살겠다고 맹세하는 내용을 나에게 들려오는 축성문 안에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우리는 종소리를 듣고 사제가 거양한 성체 성혈을 바라볼 때에는 예수님만 보여서는 안 됩니다.

나와 예수님이 뒤섞여 하나가 되어 십자가에 못 박혀 매달려 있는 것을 자기 눈으로 확인 하여야 합니다.


성체를 바라보면서 예수님 안에 있는 자신을, 내 안에 오신 예수님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소중하고 감격적인 순간에 많은 신자들이 엉뚱한 데를 처다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이 때의 분위기는 엄숙하게 연출되지만, 그냥 기계적으로 제대 쪽이나 십자가를 향해 고개만 들어‘소 닭 보듯이, 닭 소 보듯이’데면데면하게 지나가는 분이 많습니다.

이렇게 내 살과 피가 빵과 포도주에 담겨 예수의 살과 피로 성변화[聖變化]하는 것을, 이해하기 쉽게, 이런 비유로 설명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 때 정표로 준 반지가 있다고 합시다.

“나를 보고 싶을 때, 이 반지를 나 보듯이 하라.”하고 떠난 그 사람이 그리울 때마다, 그를 쓰다듬듯이, 반지를 이리저리 어루만지곤 했는데, 그 소중한 반지를 어쩌다가 떨어뜨려 하수구 같은 곳에 빠졌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찾으려 뛰어들 것입니다.

입고 있는 비싼 옷이 망가진다든지 피부병이 걸린다든지 하는 것은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 나면 나중에는‘주먹 쥐고 엎드려뻗쳐’할 때에도 그 반지를 빼지 않게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 반지가 하찮은 물건일 수 있지만, 사랑이 그 안에 담기면 반지는 바로 그 사람이 됩니다.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 깊을수록 그 사람과 반지를 더 강하게 동일시하게 됩니다.

한 마디로 반지에 인격이 담깁니다.

단순한 기억이나 추억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예수님을 사랑한다면, 성체는 단순히 예수님을 상징하지 않습니다.

예수께서 최후의 만찬 때,“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사랑하는 제자들이 모여 그분이 하신대로 미사를 거행하면서 성체와 성혈에서 예수님의 살과 피뿐만이 아니라 부활하신 그분을 인격적으로 다시 뵙고 받아 모시는 체험을 했습니다.


떠나간 임께서 이제 돌아와 다시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분이 우리와 함께하시어 하나가 되시는 이 신비를 지금까지 교회는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톨릭교회의 성체 신심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완전히 사랑한다면 성체는 예수님입니다.

성체가 예수님인 것은 완전한 사랑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이처럼 성체께“살아 계신 예수님이십니다.”하고 신앙을 고백하는 농도는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과 비례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미사 중에 성변화[聖變化]를 통하여 죄악으로 죽었던 내가 예수님으로 부활해야 합니다.


“내 몸이다....피다....”하는 성변화[聖變化]의 순간에 예수님과 내가 섞이고 성체에 나를 대입하는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미사 중에도 예전처럼 예수님만 희생당하시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63회:  신앙의 신비여!,..로이어 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생명의 양식:가톨릭 성가 166 번]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