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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최후의 고백
작성자황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25 조회수1,047 추천수16 반대(0) 신고

 

 

              「호숫가의 아침, 지거 쾨더 성화」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황 미숙 소피아 글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16-2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6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17 그러자 제자들 가운데 몇 사람이 서로 말하였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또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하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
18 그들은 또 " '조금 있으면' 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알 수가 없군."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묻고 싶어 하는 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하고 내가 말한 것을 가지고 서로 묻고 있느냐?
20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내 고모 중의 한 분은 가톨릭 신자로 뉴욕에 살고 계시다.
연세가 어언 고희 가까이 되셨고
세 자녀를 혼배성사로 결혼시켜 분가시키신 후,
고모부와 함께 흑인을 주요 손님으로

소규모 가방 점을 운영하신다.

 

 

그런데 작년에 화재사고를 당하셔서
가게가 전소(全燒)되는 슬픈 일을 겪으셨다.
바로 아래층 가게에서 화재가 났는데
불행하게도 불길이 옮아붙어
인명 사고는 없었지만 졸지에 가게를 잃어버리셨다.
물론, 보험으로 모든 것은 원상 회복되었지만
정신적인 충격을 많이 받지 않으셨을까 한다.

 

 

마흔이 넘어 세 자녀를 데리고 미국 이민 길에 오르셔서
죽을 고생도 많이 하셨고,
안정된 생활의 기반을 잡으시기까지
신앙의 힘이 큰 버팀목이 되셨던 것으로 안다.

 

 

미국에서, 묵주의 9일 기도로 고모부를 세례받게 하셨고,
결혼한 장남 부부가 냉담을 시작하자
삼 년 동안 매일, 묵주의 9일 기도를 바쳐
결국 교회로 돌아오게 하신 적도 있으시다.

 

 

또, 911 쌍둥이 빌딩 테러로
지금까지 생사가 행방불명인 큰 며느리 친정 오빠와
다른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해서
매일 묵주 기도를 드리신다고 하셨다.

 

 

내겐 신앙의 모범이시고,
더구나 아버지가 말기암으로 세상을 떠나신 후,
우리 가족을 위해 혈육 이상의 정으로
온갖 정성과 사랑을 다 쏟아 돌보아 주신
고마우신 고모이시다.

 

 

작년에 화재사고를 당하신 후 전화 통화 中
고모가 내게 해 주신 말씀은
내가 주님께 진실로, 진실로 드리고 싶은
내 사랑 고백이기도 해서 여기에 적어본다.

 

 

"나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께 사랑을 받는 사람이다."

 

 

나는 통화를 끝낸 후 즉시,
고모께서 내게 힘있게 들려주신
이 한 문장이 진정한 내 고백이 될 수 있도록
내 성경 앞 페이지에 적어 두었다.

 

 

언젠가 될지는 모르지만,
내 심령 깊숙이
나도 우리 고모와 같은
최후의 신앙 고백을 하고 싶은 맘이 우러나서이다.

 

 

화재 사고로 위로가 필요하신 고모께서는
너무도 힘이 넘치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오히려 걱정하는 나를 위로해 주셔서
당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었다.
아니,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었다.

 

 

한 평생을 살아오시면서,
걸러지고 걸러진 최후의 깨달음은
"나는 하느님께 사랑받는 사람"임을 아는 것이라고 하셨다.

 

 

내 고모와 같은 신앙 고백을 드리기까진 
내 신앙 여정이 아직 너무나 멀고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조금 더…
내겐 "조금 더"라는 시간적인 의미가 무척 광범위하고
앞으로 건너야 할 요르단강과 홍해가
몇 개나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나도 당당히
"나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께 사랑받는 사람"임을
거침없이 당당하게 외치고 싶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성경 맨 앞장에 적어 둔
내 고모의 인생과 신앙이 농축된
딱 한 줄짜리 이 고백이
마침내,
내 최후의 고백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나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께 사랑받는 사람이다."

 

바흐 칸타타 나의 하느님은 튼튼한 성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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