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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26 조회수738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7년 5월 26일 성 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

 

Jesus said to him,

“What if I want him to remain until I come?
What concern is it of yours?
You follow me.”
(Jn.21.22)

 
제1독서 사도행전 28,16-20.30-31
복음 요한 21,20-25
 
어떤 한 젊은이가 부모의 유산을 물려받았습니다. 유산의 대부분은 부모가 평생을 땀흘려 일구어 놓은 포도밭이었지요. 이 포도밭으로 인해 젊은이는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며, 먹고 사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만들어준 고마움의 대상이 분명했습니다. 젊은이는 물려받은 포도밭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더욱 더 발전을 시킬 것을 다짐했지요.

사방이 튼튼한 울타리로 둘러쳐진 포도밭, 이 울타리 안에는 울창한 포도나무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타리에는 포도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 울타리를 없애버리고 그곳에 포도나무를 심으면 더 많은 포도를 수확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포도밭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울타리를 베어버렸습니다.

얼마 뒤, 이 포도밭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더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포도밭의 포도나무들은 점점 망가져갔습니다. 울타리를 베어버리자 사람과 짐승들이 마음대로 포도밭에 들어와 나무를 짓밟았기 때문입니다.

젊은이는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포도가 열리진 않지만 포도밭을 보호해 주는 울타리도 나무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하지만 우리들은 위의 어리석은 젊은이처럼 울타리보다는 포도밭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포도나무가 없다면 포도밭이 형성되지 않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니까요. 그러나 울타리 없이는 포도밭도 제대로 존재하기 힘듦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모습은 우리 인간 사회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름대로 성공의 자리에 서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십시오. 그들이 과연 스스로의 힘만으로 그 자리에 서 있게 되었을까요? 아닙니다. 그를 도와준 가족, 친구,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부모님들은 고생하면서 어엿한 성인으로 길러주셨으며, 선생님들은 정성껏 지도하여 훌륭한 인재로 길러주셨습니다. 그리고 친구의 응원과 격려를 통해 인정과 우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능력과 재주만으로 모든 것을 일구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이들에 대한 판단과 단죄를 얼마나 자주 행하고 있었던지요? 그들을 통해서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보다는 그를 밟고 올라가야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할 때가 얼마나 많았을까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마지막으로 사도 베드로에게 나를 따르라는 당부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예수님께 사랑을 고백하고 죽기까지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고백한 베드로는 마침 뒤따라오던 예수님의 사랑받는 제자는 어떻게 될 것이냐고 여쭈어 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돌아보시며 다른 제자가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살아있을 것인지, 없을 것인지 그런 문제에 관심 가지지 말고 자기 자신이 얼마나 예수님을 잘 따를 것인지 고민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누구도 내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고 있다면 굳이 이러한 질문을 던질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다른 제자에 대한 판단을 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내 주변의 사람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바로 나를 존재하게 만드는 고마운 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그래서 그들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곁에 계심 그 자체로 감사의 기도를 바칠 수 있는 우리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판단 섞인 말은 이제 그만~~



나를 믿어라(박성철, '느리게 그리고 인간답게' 중에서)



어린 시절 읽었던 책 중에 작고 초라한 파란색 기관차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동화가 있습니다. 오래되고 낡아 버린 이 기관차는 더 이상 커다란 효용가치가 없습니다. 그 기관차는 한 번도 장거리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고, 산너머의 철길을 달려본 적도 없습니다. 아니, 꿈조차 꿔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관차는 화물열차 한 대를 산 위로 끌어올려 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작은 기관차는 고민에 빠집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아니, 못할 거야. 두려운걸', '할 수 있을까?', '난 해낼 수 있을 거야'라는 식으로 생각은 시소를 타다가 마침내 '해낼 수 있다'를 선택합니다.

결국 그 기관차는 산 너머까지 달릴 수 있었고, 자신을 믿게 되었다는 잔잔한 이야기입니다.

윌리엄 제임스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삶의 태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믿어라. 그러면 그 믿음이 맞을 것이다. 성공할 테니까. 의심하라. 그러면 그 의심이 맞을 것이다. 실패할 테니까. 유일한 차이는 믿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자신을 믿고 말하고 행동 할 때, 삶은 신기하게도 우리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큰 힘을 줍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해낼 수 없는 것 같았던 것들이, 평소에는 어렵게만 느껴지던 것들이, 우리가 그것을 믿고 적극 적인 자세로 임하면 능히 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생에서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것만큼 치명적인 패배는 없습니다.

그런 못난 패배자의 모습이 지금 당신의 모습은 아니겠지요?
 
 
When Peter saw him, he asked, "Lord, what about him?"
(Jn.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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