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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으로 부자는 누구인가?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28 조회수874 추천수7 반대(0) 신고

 

 

<참으로 부자는 누구인가?>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마르 10,17-27)



  몇 칠전에 유명을 달리하신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을 읽으면 참으로 마음이 넉넉한 부자이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분의 글에서 “참으로 부자는 많은 것을 소유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추억이 많은 사람을 부자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파리의 개선문을 나폴레옹이 지었지만 그것을 소유한 사람은 그가 아니라 그것을 감상하며 즐기는 사람의 것이다.”라고 썼습니다.


  그의 수필 ‘장미’에서 일곱 송이 장미를 사들고 오다가 모두 남들에게 주어 버리고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심정을 담담하게 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처음 두 송이는 전차 정류장에서 만난 친구에게 앓고 있는 부인에게 약을 사줄 돈은 없지만 아름다운 장미 두 송이라도 전해줍니다. 그리고 전차를 타고 오다가 장미를 들여다봅니다. 아이 엄마가 품안에서 잠든 아이를 바라보는 감흥이 일어납니다. 그 순간 문득 친구의 화병에 꽃이 시든 것을 기억해 내고는 이미 지나쳐 왔어도 다시 되돌아 걸어가 화병에 물을 갈아주고 두 송이 장미를 꽂아 주고 옵니다. 딸아이를 만나러 갔다가 뒤에 떨어뜨리고 오는 감상에 젖습니다. 나머지 세 송이도 길에서 만난 친구에게 주어 버립니다. 장미 일곱 송이마저도 가지려하지 않고 돌아온 뒤에 자신의 빈 화병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다른 것은 아쉬울 것이 없는데 주인이 장미를 사러 나갔다 돌아오길 목 빼고 기다렸을 그 빈 화병에게만은 조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이 글 속에서 필자는 장미 몇 송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가슴에 품은 부자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이웃집에 못 박는 소리로 괴롭힐까 그림을 테이프로 붙이거나 아니면 벽 한편에 세워 두시는 분, 책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수시로 가져가라고 하시는 분이 피천득 선생이시라고 말들 합니다.


  이분과 함께 아름다운 시 ‘귀천’의 작가인 천상병 시인도 그야말로 소유를 탐하지 않은 참으로 마음이 부자인 분이셨습니다. 하루에 술 한 잔 사먹을 만큼만 필요했던 분이고 혹시 여유가 나서 아이스크림 하나 더 사먹으면 그렇게 행복해 하셨습니다. 그런 중에도 돈이 모이면 집 사람에게 작은 선물을 하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은 모두 이 세상살이를 즐겁고 아름다운 것으로 표현 했습니다. 그분들 삶이 어찌 행복하기만 했겠습니까?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그분들이 겪었던 생활의 곤궁은 다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세상에 살면서 천국에서와 같은 생활을 하셨던 분이라고 누구나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이 세상에서 존경도 받으면서 살아가는 마음이 부자인 사람들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침 모 재벌은 있을 수 없는 행동으로 우리에게 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하고 어떻게 처신해야하는지 반면교사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두 극단적인 삶을 바라보면서 진정한 부자는 어떤 모습을 하여야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느냐 보다 얼마나 나누어 줄 수 있느냐, 그에게서 보잘 것없는 것이라도 즐겁게 주고 받아드릴 수 있는 이웃이 많다는 것이 더 부자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청산에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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