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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29 조회수718 추천수3 반대(0) 신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마르 10,28-31)




  제 후배 중에 모 방송국에서 연예 담당하는 고참 PD가 있습니다. 가끔 만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하며 지내는 사이입니다. PD들의 고민은 언제나 시청율이라고 합니다. 타 방송 프로그램보다 시청율이 더 잘 나와야하는데, 좋지 않거나 떨어지면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이 좋은 사회자(MC)를 섭외하여 맡기는 일이라고 합니다. 능력 있는 사회자(MC)가 포진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시청율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각 MC들의 몸값이 화제에 올랐는데, 우리 같은 서민들이 생각지 못했던 거금을 받더군요. 그런데 그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각 사람에 따라 몸값이 너무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저는 출연료가 많은 것에 놀란 것이 아니라 차이가 너무 두드러진다는데 놀랐습니다. 최소 두 배에서 최대 열 배까지 차이가 나더군요.


  그런데 그 후배가 말하는 인물평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A는 개그맨 출신이었는데 처음에는 주특기가 없어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MC로 주 종목을 바꾸고 나서 빛을 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가장 몸값이 높은 대우를 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가 나오면 시청율이 무조건 1,2 위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B는 재치 있는 말투로 인기를 얻는데 외모가 따라주지 않는 것이 험이라고 합니다. 그도 출연진들이 편안해 하기 때문에 높은 몸값을 유지 한답니다. C는 관록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출연진을 가지고 노는 듯한 말투 때문에 비중 있는 출연진을 잡을 수 없어 몸값이 많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D는 수려한 외모에 훤칠한 키 교양이 넘치는 말솜씨를 뽐내나 지나치게 깔끔한 성격 때문에 평소에 사귀고 있는 동료 연예인들 범위가 좁다고 합니다.


  A는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여러 MC보다 능력이 부족하나 그의 장점은 출연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부각시킬 줄 알고 자기를 그 사람보다 못하게 보이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미리 출연자와 말을 나누면서 그가 돋보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연구를 해둔다고 합니다. 또 동반자 MC들를 우대하니 그와 같이 출연하면 다른 프로그램에서보다 더 돋보이게 됩니다. 그가 맡은 프로그램에 한 번 나오면 모든 출연자들이 자기도 몰랐던 장점이 자연스럽게 부각된다고 합니다. 화면에서 평소보다 부각되어 보이니 얼마나 기분이 좋겠습니까?

  그러니 많은 연예인들이 그가 맡은 프로그램에 앞 다투어 나오려고 한답니다. 특별히 섭외하지 않아도 비중 있는 연예인들이 먼저 출연하기를 원한다고 하니 그가 맡은 프로그램이 시청율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는 말이죠.


  PD 입장에서 보면 가장 훌륭한 MC가 바로 A와 같이 자신을 낮출 줄 알며 드러나지 않게 남을 돋보이게 만드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랍니다. 그러니 모두들 그를 쓰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연히 몸값도 따라 올랐다고 합니다.


  A는 실생활에서도 겸손하고 인간성이 좋기 때문에 누구나 그를 따르며 도와주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그가 자기를 앞세우거나 내세우려 했다면 그렇게 큰 인정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는 언제나 자기는 별로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답니다. 출연료에 연연해하지도 않았다고 말한답니다.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제자들은 언제나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주님을 내세울 줄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도 언제나 하느님 아버지의 뜻만을 내세우려고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라는 말씀이 바로 그 본보기입니다.


  또 제자들은 현세에서 얻을 몫을 기대하지 않고 오히려 가지고 있던 것마저 포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닮아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고 노력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현세에서도 박해뿐만 아니라 뜻하지 않았던 보상도 받을 것이라고 말하셨습니다. 그리고 더 귀한 것은 영원한 생명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 끼리 부대끼며 상업주의가 맹위를 떨치는 연예계에서도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말째자리에 앉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큰 소득을 올리게 됩니다. 그러니 하느님 나라에서야 더 하지 않겠느냐하는 것이 그 후배와 이야기 하면서 얻은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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