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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개인의 응답이 필요합니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31 조회수696 추천수6 반대(0) 신고

 

 

<한 개인의 응답이 필요합니다.>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루카 1,39-56)



  복음서에서 표현 되는 마리아는 지극히 평범한 여인과 가정주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알아들을 수 없는 소식을 전해 왔을 때 어리둥절해하는 모습, 사촌 언니가 늙은 나이에 임신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간호와 기쁨을 전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 않고 방문하시는 모습, 성전에서 만난 예언자 시므온의 말을 듣고 놀라는 모습, 길에서 소년 예수를 잃고 애태웠다가 찾으시고 나무라는 모습, 친척들과 떠돌이 생활하는 아드님을 찾아 나서는 모습, 사랑하는 아들이 십자가에 못 박혀 처형당하는 자리에 함께하는 모습은 여느 어머니라도 할 수 있는 모습입니다.

  

  여성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은 마리아라는 지극히 평범한 이름에서도 나타납니다. 그 당시 마리아라는 이름은 여자들 아무에게나 붙이는 이름입니다. 예전에 흔히 쓰였던 ~숙, ~희, ~자  쯤 됩니다. 그 이름대로 소박한 여인이라는 것을 말해 줍니다.


  그러면서도 평범한 속에 비범한 모습이 들어나기도 합니다. 착한 아들이 말하는 이상한 대답을 듣고도 마음에 새겨 두시는 모습,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재빨리 알아채는 엽렵한 모습, 그 아들에게 거절하는 듯한 말씀을 듣고도 전혀 개의치 않고 시중꾼들에게 "그가 시키는대로 하여라."라고 말하여 신뢰를 표현하시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또 가브리엘 천사의 말씀을 듣고서 의심이 들지만 곧바로 순명하는 모습과 엘리사벳의 인사를 받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평소 그분이 지녔던 신앙심이 고스란히 들어납니다.


  흔히 마니피캇이라고 부르는 성모 찬송은 어린 여인이 불렀다 하기엔 너무 아름답고 짜임새가 있다고 하여 성서학자들은 그 당시 공동체에 전해 내려오는 찬미가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그러나 저는 평소에 시를 좋아하고 기도문을 잘 외웠다면 충분히 그 나이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지어 불렀을 것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사용되는 히브리어들이 그렇게 어려운 단어가 아니고 일상에서나 기도할 때 흔히 사용되었던 용어들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리스어로 번역하거나, 라틴어로 중역할 때 어려운 단어가 사용되었을 것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성령께서 함께 하시는 분인데 어떤 말씀인들 못 하겠습니까?


  먼저 자신이 비천한 종이라는 사실을 고백하며 한 개인에게 보여 주신 하느님의 위업을 찬송하고 기뻐합니다. 그 하느님을 거룩하신 분, 자비로운 분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일들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확신을 다시 고백합니다.


 이스라엘인들에게 하느님의 이름은 언제나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처럼 조상들에게 축복을 약속하신 분으로 호칭 되었습니다. 그러니 마리아께서도 자연스럽게 조상과 그 후손에게 공동체적 위업이 미칠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단순하고 소박한 마리아께서 부르신 마니피캇이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하느님을 경외하는 한 개인의 응답과 삶이 온 세상에 구원을 가져다 줄 것을 노래한 것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한 개인이 부름 받은 성소가 자신만을 위한 구원으로 끝나지 않고 한 공동체에서 시작하여 한 겨레와 나아가 전 인류에게 까지 미친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 줍니다.


  테이야르 드 샤르뎅 신부님은 “바느질하는 여인의 바늘 끝에, 밭을 일구는 농부의 괭이 끝에, 사무실서 일하는 경리 아가씨의 펜 끝에 하느님이 와 계신다,”고 말하십니다.


  우리 각자는 어느 곳, 어느 상황에 있던지 간에 하느님의 부름을 받은 사람으로서 자신이 하는 일이 모두 하느님의 구원 사업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다고 명심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하루라도 자신으로 인해 하느님 나라의 도래가 늦어지는 우를 범하지 말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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