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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2일 야곱의 우물- 마르 11, 27-33 묵상/참된 권한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02 조회수538 추천수4 반대(0) 신고

참된 권한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갔다. 예수님께서 성전 뜰을 거닐고 계실 때,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이 와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또 누가 당신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소?”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에게 한 가지 물을 터이니 대답해 보아라. 그러면 내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해 주겠다.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온 것이냐, 아니면 사람에게서 온 것이냐? 대답해 보아라.”

 

그들은 저희끼리 의논하였다. “‘하늘에서 왔다.’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않았느냐?’ 하고 말할 터이니, ‘사람에게서 왔다.’ 할까?” 그러나 군중이 모두 요한을 참예언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군중을 두려워하여, 예수님께 “모르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마르 11,27-­33)

◆가끔 복잡하고 힘든 질문 앞에서 ‘모르겠다.’는 대답을 쉽게 한다. 답이 ○인지 ×인지를 묻는 질문마저도 그렇게 대답해 버린다. 깊게 생각을 하기 싫어서, 아니면 책임을 회피하고 싶을 때 애매하게 하는 ‘모르겠다.’는 말은 정말 간편한 대답이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쉽게 하는 말 가운데 가장 쉬운 해결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애매한 대답으로 그 순간을 모면했어도 금방 내 의도를 들키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내게 유리할 경우 더욱 그렇지 싶다.

 

사람들은 하느님한테서 다양한 능력을 받았다. 직장이나 교회 안에서 또는 여러 단체에서 함께 무엇인가를 결정하고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받은 능력을 쓰게 될 기회가 많다. 공동선을 위해서 그 능력을 쓰는 것은 자신의 존재 의미를 확인할 좋은 기회인 동시에 그만큼 책임감이 뒤따르기에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여러 이유를 들어서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하겠지.’라든가, 책임을 지는 것이 귀찮아 이런저런 계산을 하면서 미루다 보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거나 의견을 말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게 된다.

 

공동선을 위해 내게 주어진 책임이 힘들고 불편하고 손해를 좀 보더라도 그 자체를 하느님께서 주신 능력을 나누는 특권으로 삼을 수는 없을까? 이것이 하늘에서 받은 권한을 쓰는 기회가 아닐까?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고 담대히 답할 수 있는 그런 권한은 각자의 자유의지 안에서 공동선을 위해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하고 말할 수 있을 때 실현된다.

김희경 수녀(그리스도의 성혈 흠숭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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