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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4일 야곱의 우물- 마르 12, 1-12 묵상/ 지혜로운 바보들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04 조회수683 추천수6 반대(0) 신고

지혜로운 바보들

그때에 예수님께서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어떤 사람이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다. 그리고 소작인들에게 내주고 멀리 떠났다. 포도 철이 되자 그는 소작인들에게 종 하나를 보내어, 소작인들에게서 포도밭 소출의 얼마를 받아 오라고 하였다.

 

그런데 소작인들은 그를 붙잡아 매질하고서는 빈손으로 돌려보냈다. 주인이 그들에게 다시 다른 종을 보냈지만, 그들은 그 종의 머리를 쳐서 상처를 입히고 모욕하였다. 그리고 주인이 또 다른 종을 보냈더니 그 종을 죽여버렸다. 그 뒤에 또 많은 종을 보냈지만 더러는 매질하고 더러는 죽여버렸다. 이제 주인에게는 오직 하나, 사랑하는 아들만 남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 하며 그들에게 아들을 보냈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저자가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여버리자. 그러면 이 상속 재산이 우리 차지가 될 것이다.’ 하고 저희끼리 말하면서, 그를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버렸다. 그러니 포도밭 주인은 어떻게 하겠느냐? 그는 돌아와 그 소작인들을 없애버리고 포도밭을 다른 이들에게 줄 것이다. 너희는 이 성경 말씀을 읽어본 적이 없느냐?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기들을 두고 이 비유를 말씀하신 것을 알아차리고 그분을 붙잡으려고 하였으나 군중이 두려워 그분을 그대로 두고 떠나갔다.
(마르 12,1-­12)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는 지혜로운 바보들이 참 많다. 내가 하는 사도직 현장에서 운영비나 인력 부족으로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한다. 또한 어떻게 해결해 보려고 애쓸 때마다 나의 걱정과 교만이 부끄러워질 때가 많다. 내 안에 계신 하느님께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신다.

 

어느 시대든 정도 차이는 있었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있었다. 우리나라 현실도 마찬가지다. 소득 수준이 높아졌다 해도 여전히 사회복지 시설, 특히 소규모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고 열악하다. 물질만능 시대인 오늘날에는 특히 심리·정서적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는 매일 100여 명의 아동·청소년을 만나며 지낸다. 아이들은 학교 공부를 마치고 공부방에서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며 간식도 하고 서로 얘기하고 놀기도 하면서 자기 집처럼 지내다가 간다.

 

아이들과 면담을 하다 보면 집안 사정이 하나같이 소설에나 나올 법한 가슴 아픈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혼자 힘으로 아이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는 없지만 가난한 이들의 벗으로서 자신의 시간·재물·능력을 나누는 이들이 있기에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질적 후원을 해주시는 은인들, 부족한 학습을 채워주고자 바쁜 시간을 내놓은 자원봉사 선생님들`…. 이분들과 같은 지혜로운 바보들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밝게 웃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리라.

김희경 수녀(그리스도의 성혈 흠숭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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