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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6월 5일 야곱의 우물- 마르 12, 13-17 묵상/우리가 하느님께 돌릴 것은 ?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05 조회수677 추천수9 반대(0) 신고

우리가 하느님께 돌릴 것은?

그때에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은 예수님께 말로 올무를 씌우려고,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 몇 사람을 보냈다. 그들이 와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께서 진실하시고 아무도 꺼리지 않으시는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과연 스승님은 사람을 그 신분에 따라 판단하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길을 참되게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 바쳐야 합니까, 바치지 말아야 합니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위선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다 보여 다오.” 그들이 그것을 가져오자 예수님께서,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황제의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이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려라.” 그들은 예수님께 매우 감탄하였다.
(마르 12,13-­17)

◆물질이 풍족한 시대에 사는 요즘, 더군다나 한번 클릭하면 만사가 해결되는 세상에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또한 절대자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산다는 것은 무의미한 것으로 여기기 쉽다. 돈의 흐름만 잘 잡으면 행복은 저절로 따라오리라는 신념에 사로잡혀 있다. 능력이 있어 좋은 직장을 찾고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이 최상의 목표가 된다. 투자를 잘해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이렇듯 돈줄을 잘 탔는데 ‘누구에게 감사해야 하는가?’ 하는 태도로 사는 이들을 주위에서 자주 보게 된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은 식을 줄 모른다.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누구에게 뒤지지 않도록 부모들은 온갖 정성을 쏟아붓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왕이면 돈 잘 버는 직장을 잡아 아무 걱정 없이 살아가는 것이 성공이라는 부모들의 꿈과 기대가 숨어 있다. 이 시대를 반영하듯 매일 읽는 신문은 경제 흐름과 투자 경영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관련 서적과 새로운 강좌를 소개해 준다.

 

하지만 공부방 친구들의 가정, 그들의 현실은 너무나 다르다. 대다수 부모들은 두 개의 직업을 갖고 평일뿐 아니라 주말에도 열심히 일하지만 가정 형편은 나아지지 않는다. 임금 경쟁에서 불리한 이들이 하루 종일 일해도 간신히 한 달 생활비만 나오는 정도다. 아이들은 학교 친구들과 비교할 때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도 많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의기소침하다. 게으르기 때문에 가난하다고 쉽게 말한다. 하지만 기본 조건이 다른 입장의 경쟁은 더 가지고 많이 알고 있는 이들이 이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이 세상의 모든 재화는 어디서부터 온 것인가? 한꺼번에 쥐고 살다가도 이 생을 마무리할 땐 모두 두고 가야 한다. 돈이 곧 행복이라는 공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오늘 먹고 마시고 즐기는 데 쓰는 모든 것이 과연 누구의 것인지 질문해 보고 싶다. 세상의 것에만 온 마음을 쓰고 있는 이들에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하느님께 돌려드릴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돌려드릴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우리가 하느님께 돌려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모든 것이 아닙니까?”라고.

김희경 수녀(그리스도의 성혈 흠숭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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