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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진정 우리의 것은 무엇인가?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05 조회수803 추천수4 반대(0) 신고

 

 

<진정 우리의 것은 무엇인가?>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께서 진실하시고 아무도 꺼리지 않으시는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과연 스승님은 사람을 그 신분에 따라 판단하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길을 참되게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 바쳐야 합니까, 바치지 말아야 합니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위선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다 보여 다오.”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 “황제의 것입니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마르 12,13-17)



  인간들이 저지르는 어리석음과 욕심은 모든 것을 자기 위주로 생각한다는데 있습니다. 판단의 기준을 자기가 만들고서 언제나 자기가 옳고 선한 줄 압니다. 공정하게 옳고 그름을 판별할 줄 모릅니다. 더욱이 네 것과 내 것마저 구분할 줄 모릅니다. 모든 것이 내 것이고 아니면 우리 것입니다. 나아가 네 것이라도 내 것으로 만들려고 갖은 수단을 다 부려 빼앗습니다.


  정의의 기본은 내 것이 아닌 것은 모두 남의 것으로 인정하고 지켜 주는 데 있습니다. 자기 것이라도 정말 확실한지 따져 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대부분은 남의 것마저 빼앗아 자기 것으로 삼아 버리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일수록 더 그런 유혹에 잘 넘어갑니다.


  기득권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하고 일해서 획득하고 번 것이니 내 마음대로 처분하겠다는 헛된 생각에 빠져 있습니다. 어느 사람은 남의 것을 싹쓸이하듯 빼앗아 가지고 나누려고 하지 않으며, 그런 와중에 자기에게 돌아올 몫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은 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잠시 눈을 돌려 우리의 실제 모습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누군가가 선물로 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몸도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며, 먹고 마시는 음식도 농부가 땀 흘려 노력한 대가를 빌려 쓰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그저 몇 개를 제외하고 모두 선물로 받은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야말로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오늘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잘 사용하라고 맡겨 주신 은총의 선물입니다. 내일엔 우리를 어떻게 하실지 누구도 모릅니다. 언제 우리에게 주신 시간을 되돌려 가실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시간마저 우리의 소유로 여기고 낭비합니다. 자기가 시간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교만에 빠지게 됩니다. 심지어 그 시간을 거부하기까지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실패와 좌절을 느꼈을 때 마치 세상이 끝나 버린 듯한  어려움에 빠집니다. 그러나 그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일이 내게 맞지 않는 일이었거나 제 일이 아니었다고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실패와 곤란을 겪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아등바등하다 보니 욕심이 지나치게 되거나 자기 연민에 빠지고 맙니다.


  언제부턴가 우리에게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이 따라 다닙니다. 청년기와 황혼을 막론하고 세계에서 1,2위를 다툰답니다. 나름대로 심각하겠지만 마주치는 경제적 심리적 좌절과 병으로 오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더군다나 유명인이 세상을 등지면 유행처럼 자살 숫자가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무엇이 진정 자기 것인지, 선물로 받은 것인지 올바로 구분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무엇이 우리 것이고 하느님에게서 선물로 받은 것인지 살펴보기를 요청하고 계십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 속한 것은 하느님께로 돌려 드리라고 요청하십니다.


  우리가 지닌 것 중에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시고 잠시 잘 간직하라고 위임하시지 않은 것이 있는지 찾아보면 아마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받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일을 위해 써야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집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태어날 때 각자에게 알맞은 달란트를 주어 보내셨습니다. 그 달란트 중 단 하나의 달란트만을 지니고 하늘나라에 들어 갈 수 있습니다. 나머지 달란트는 모두 이 세상에 남기고 가야 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입니다. 그 하나의 달란트는 하느님과 모든 이웃과 일치하는 달란트이며 나머지는 전부 이 세상에서 써버리고 돌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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