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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06 조회수732 추천수9 반대(0) 신고
2007년 6월 6일 연중 제9주간 수요일

 

 

 He is not God of the dead

but of the living.
(Mk.12.27)

 
제1독서 토빗기 3,1-11ㄱ.16-17ㄱ
복음 마르코 12,18-27
 
어제는 제 동창 신부로부터 참으로 어이없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글쎄 어떤 신부님께서 요즘 한창 문제가 되는 금융사기를 당해서 자신의 전 재산을 모두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 물론 신부님의 전 재산이라고 해봐야 그렇게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필요할 때 쓰기 위해서 나름대로 아끼고 아껴서 모아 둔 돈일 텐데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그 신부님이 어딘가 약간 부족한 면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누구나 그 신부님 이름을 대면 ‘똑똑한 신부’라고 말할 정도로 자타가 인정하는 지혜로운 신부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금융사기를 당했다는 것이지요. 그 신부님이 당한 방법은 이렇습니다.

검찰청이라면서 전화를 받았답니다. 그리고는 검찰청에 출두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더랍니다. 이유는 신부님의 계좌가 지금 국제 범죄 집단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먼저 신부님의 계좌를 보호해야 하니까 가까운 현금 인출기로 빨리 가라고 했고, 하라는 대로 따라 하다보니까 다른 계좌에 자신의 전 재산을 송금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 금융사기를 당했었습니다. 그래서 은행에만 가도 ‘금융사기를 조심합시다.’라는 문구를 쉽게 볼 수 있으며, 텔레비전을 비롯한 대중매체에서도 금융사기에 주의할 것을 여러 번 방송했었지요. 하지만 이 신부님은 남의 이야기로만 봤지, 자신에게도 그러한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상상도 못했던 것입니다.

저는 객관적으로 볼 때, 분명히 이 신부님보다 똑똑하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이러한 금융사기를 당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저도 그러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지요. 텔레비전에서 이러한 식으로 금융사기를 한다는 것을 보았으니까요.

앎과 모름의 차이는 이렇게 큰 것이 아닐까요? 소위 지혜롭다는 자들도 똑똑하지 못한 사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즉, 제대로 알기 위해 노력하고 노력했을 때, 계속해서 지혜롭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사두가이파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모세오경만을 성경으로 인정했고, 죽은 이들의 부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지요. 그리고 자신들의 이론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철저히 배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람들이 따른다는 예수님의 말을 들으니, 자신의 사흘 만에 죽었다가 다시 부활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이 옳다는 것을 말로써 드러내기 위해서, 칠 형제 모두의 아내가 되었던 그 여인은 부활 후 누구의 아내가 되겠느냐는, 말도 되지 않는 질문을 던집니다.

사실 사람들로부터 그래도 지혜롭다는 평가를 받았던 사두가이파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배격하려는 마음만을 갖다보니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통해서 스스로를 어리석은 사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사두가이파 사람들의 모습을 닮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겸손 되지 못하고, 나만을 드러내기만을 하는 노력들. 그래서 다른 이들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는 완고한 마음들. 또한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는,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평가를 받는 그러한 사람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금융사기 조심하세요. 요즘도 그러한 전화가 많다고 합니다.



아들의 장래 희망(잭 캔필드 외, '엄마와 아들' 중에서)



일곱 살짜리 딸과 네 살짜리 아들을 매일 아침 탁아소에 맡기면서 아무런 후회를 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멋진 일이 있고, 그동안 열심히 일해 인터넷 기업의 영업 부사장 비서까지 오른 상태였다. 그랬던 내가 20년간의 직장 생활 끝에 전업 주부가 되기로 결심했다. 한편으로는 내 정체성의 한 부분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 기분이 이상했다.

온라인뱅킹 신청서를 작성하다가 직업을 묻는 항목 앞에서 나도 모르게 머뭇거렸다. '무직' 란에 체크하기가 죽기보다 싫었다. 결국 나에게 '실업자'라는 꼬리표를 붙여 주는 대신 신청서를 내던져 버렸다. 한동안 나는 그런 기분에 시달렸다.

하지만 스쿨버스 정류장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딸아이 학교 행사에 자원해서 참하고,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저녁식사를 준비하면서 몇 달을 보내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아들 코비는 종일 나와 함께 지냈는데, 코비 인생에서 처음으로 엄마를 혼자 다 갖게 된 것이다. 코비와 나는 산책을 하고 장난감도 만들고 축구를 하며 놀았다. 저 혼자 엄마를 독차지한 코비는 나날이 밝고 명랑하게 무럭무럭 자랐다. 그동안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깨닫기 시작했다.

어느 날 공원에서 코비가 나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엄마, 내가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알아요?" "축구선수?"

"아니에요." 코비가 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나는요, 종일 집에 있는 엄마가 될 거예요."

내 마음은 온통 녹아내리고 말았다. 그 뒤 다시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Are you not misled
because you do not know the Scriptures or the power of God?
When they rise from the dead,
they neither marry nor are given in marriage,
but they are like the angels in heaven.
(Mk.12.24-25)
 
  Imaginary Landscapes / Laurens Van Rooy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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