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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좌우명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09 조회수987 추천수7 반대(0) 신고

 

 

<좌우명>


“율법 학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긴 겉옷을 입고 나다니며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즐기고,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잔치 때에는 윗자리를 즐긴다. 그들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한다. 이러한 자들은 더 엄중히 단죄를 받을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마르 12,38-44)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제 환공이 죽자 생전에 모아 놓은 각종 제기들을 사당에 진열해 놓았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이상한 술독이라고 소문이 났습니다. 평소에 묻기를 즐겨하는 공자가 그 사당을 방문한 차에 소문이 궁금하여 담당 관리에게 자세한 내력을 물었습니다.


  “그 술독은 평소에는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술을 담으면 점점 바로 서게 됩니다. 그러다가 반만 담으면 똑 바로 서있게 됩니다. 더 술을 채우면 다시 기울어졌다가 가득 채우면 완전히 쓰러져 모두 쏟아지게 되는 신기한 술독입니다.”


  그 자초지종을 듣고 나서 보니 과연 그랬습니다. 쓸모가 있다고 여기고 자신의 좌석 오른편에 그 술독과 비슷한 독을 만들어 두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고 합니다.

  언제나 제자들에게 그 술독을 보고 경계하여 말했다고 합니다. “사람도 이와 같다. 공부와 덕 닦기를 게을리 하면 제대로 서지 못하나, 잘나고 다 배웠다고 교만을 부리는 자는 반드시 화를 당하게 마련이다.”


  이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 바로 좌우명(座右銘)입니다. 앉은 자리 오른쪽에 붙여 놓고 반성의 본보기로 삼는 격언이나 경구를 좌우명이라고 일컬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에게 두 종류의 사람을 보여주며 제자들에게 좌우명으로 삼아 경계하며 살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사람들은 남에게 자신이 선하고 훌륭하다고 보이기를 원합니다. 조금만 내세울 것이 있으면 남에게 시켜서라도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옷도 행동도 유별난 것을 즐겨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부자이고 기득권을 지닌 강한 자의 주장이 정의라고 우깁니다. 병들고 가난하고 불구이며 소외된 사람들은 죄를 지어 벌을 받는 것이니 하늘나라에도 못 들어간다고 죄의식을 심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예수께서 오시어 그들의 생각이 옳지 못하고 하느님의 정의를 왜곡한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이제는 용서하고 하나 되는 사랑이 더 소중하며 소외된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이 정의라고 말씀하십니다.

  헌금궤에 많은 돈을 넣는 것보다 진실하게 회개하고 겸손하게 자신을 봉헌하는 것이 더 하느님께서 즐겨 받으신다고 가르쳐 주십니다.


  오늘 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우화 “늑대와 어린양”에 나오는 말처럼 성공하고 돈 벌어 강한 자의 주장이 정의라고 생각하고 있지나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파묻혀 있지나 않은지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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