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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봉헌과 축복" --- 2007.6.10 주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0 조회수504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6.10 주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창세14,18-20 1코린11,23-26 루카9,11ㄴ-17

                                                          

 

 

 

"봉헌과 축복"

 



예수 성심 성월,

전 주일에는

삼위일체 하느님으로 자신을 활짝 개방하신 사랑의 하느님은

오늘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

당신 사랑의 절정을 보여주십니다.

 

말 그대로 우리의 밥으로 오시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노골적으로 말해 하느님을 먹고 사는 우리들입니다.

 

도대체 이보다 큰 사랑이 어디 있겠습니까?


며칠 전 아침기도 시

창문을 여는 순간 깨달음에 써놓은 짧은 글입니다.

 


“창문을 열듯 마음을 열자.
  창문 가득 들어오는 푸른 하늘
  마음 가득 들어오는 생명의 하느님
  창문을 열듯 마음을 열자.”

 


어찌 보면 오늘 강론의 요약이자,

하느님과 인간 간의 핵심을 집어 낸 글입니다.


마음 창문을 활짝 열어

하느님께 찬미와 봉헌을 드릴 때,

이 마음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은총과 축복입니다.

 

마음 문 닫으면 절망과 죽음의 어둠이지만,

마음 문 활짝 열면

하느님의 생명과 희망의 빛 가득합니다.


오늘 복음의 장면을 보십시오.

제자들이 주님께 드리는 다음 말을 대하면

그 암담한 상황을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있는 이곳은 황량한 곳입니다.

  저희에게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습니다.”


장정만도 무려 5천명에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참으로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하늘 문이 꽉 막힌 느낌입니다.

 

바로 이 꽉 막힌 하늘 문을

활짝 연 예수님이자 제자들이었습니다.

 

마음 문이 활짝 열리면

하늘 축복은 저절로 쏟아지기 마련입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진인사 대천명입니다.


제자들이 먼저 마음을 활짝 열어

가진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전부를 봉헌 했을 때

주님은 그것들을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축복하십니다.

 

순간 하늘 문이 활짝 열리고 축복이 쏟아져

사람들은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도 열두 광주리나 되었다 합니다.


완전 무(無)에서의 기적이 아니라

마음을 활짝 열어 봉헌했을 때 기적입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봉헌이 없었다면

기적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가진 것을 마음 열어 나눴을 때

풍성한 축복의 기적이었습니다.

 

인간이 최선을 다할 때 하느님께서도 감동하여 개입하십니다.

하느님 감동하셔서 친히 빵을 내려주셨던 지,

혹은 군중 들 각자가 감동하여 마음을 열고

가진 것을 모두 내 놓아 나눠 먹었던지

어쨌든 하느님의 기적입니다.


사제는 하늘 문을 여는 자입니다.

 

하늘 문을 열어 하느님의 축복이 쏟아 내리게 하는 자입니다.

 

우리의 대사제 예수님은

제자들의 봉헌물을 받아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며 하늘 문을 열었고,

모든 군중은

하늘 축복의 빵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장면은 그대로

우리의 은혜로운 미사를 통해 실현되고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대해서 말씀하시고,

병자를 고쳐주신 후,

제자들의 봉헌물을 받아

빵의 기적으로 군중을 배불리신 똑같은 주님께서,

이 미사 중 말씀으로 우리를 치유해주시고

모두를 봉헌한 우리들에게

생명의 빵인 성체성혈의 축복으로 우리를 배불리십니다.


1독서에서도 지극히 높은 하느님의 사제,

살렘 임금 멜키체댁은

빵과 포도주의 제물을 봉헌하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하늘 문을 열어 아브람을 축복하지 않습니까?

 

이 축복에 감격한 아브람은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하느님께 봉헌합니다.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모두들,

넒은 의미로 사제입니다.


비단 사제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들 찬미와 봉헌으로 하늘 문을 엽니다.

 

우리의 하느님 찬미와 온전한 봉헌으로 하늘 문을 활짝 열어

하느님의 축복을 가득 받은 미사 시간입니다.


그렇습니다.

 

찬미와 봉헌에 따른 축복입니다.

 

인간이 마음 활짝 열어 찬미와 봉헌을 드리면

하느님은 축복을 내려 주시고....

이게 영적 삶의 원리입니다.

 

비단 미사만이 아니라

수도자들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성무일도 역시

하늘 문을 열어 세상에 하느님의 축복을 가져다줍니다.

 

그러니 찬미와 봉헌 자체가 축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고마운 미사와 시편의 성무일도인지요.


비단 수도자뿐 아니라

진정 하느님을 섬기기를 원하는 자들,

미사와 시편 성무일도를 정성껏, 자주 바치길 권합니다.

 

한번 만의 찬미와 봉헌이 아니라

평생 찬미와 봉헌의 삶이요,

미사와 성무일도입니다.

 

이래야 삶의 허무에 휘둘리지 않고

하느님 밝은 빛 속에서 살 수 있습니다.


인간의 망각(忘却)의 병은 얼마나 치명적인지요!

 

하여 바오로 사도는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성체성혈을 모실 때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라 하지 않습니까?

 

주님 역시 끊임없이 성체성사를 통해 당

신을 기억하며 당신을 살아내라 하십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 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주님의 이 말씀을 대하면,

연인을 위해 꽃을 따다가 물에 빠져 죽으면서

연인에게 꽃을 전해 주며 했다는 말

‘나를 잊지 말아 달라.’ 는

물망초(forget-me-not) 꽃의 전설이 생각나 마음이 아립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 미사를 통해

시공을 초월하여 주님을 새롭게 만나는 우리들입니다.

 

찬미와 봉헌으로 하늘 문을 활짝 연 우리들을

주님은 당신의 성체성혈의 축복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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