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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금 계약과 세상에 빛을 밝히는 등불.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2 조회수688 추천수4 반대(0) 신고

 

 

<소금 계약과 세상에 빛을 밝히는 등불>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마태 5,13-16)



  마태오 저자는 이 대목 바로 앞에 진복팔단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말미에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시는 교회공동체가 세상 사람들에게 박해 받을 것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박해 받더라도 세상의 소금과 빛과 같은 역할을 하라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소금은 인간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음식에 넣어 간을 맞게 하여 음식의 맛이 살아나게 합니다. 또 염장하여 음식물이 썩는 것을 방지합니다. 인체는 염분이 꼭 필요하여 부족하게 되면 탈수증으로 생명을 잃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이 소금은 너무도 흔해 그 귀한 가치가 소홀히 여겨집니다. 그 소중한 값어치만큼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소금이 스스로 다이아몬드나 황금이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 소금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할 뿐입니다. 만약 소금이 제 역할을 잘하지 않으면 밖에 내다 버려져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닐 것입니다.


  여기서 유대인들이 소금을 어떻게 썼고, 구약에서 소금이 어떤 비유로 사용되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스어 본문을 세심하게 살펴보면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많이 색다른 표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색하지만 원문에 충실히 번역해 보면 유대인들이 소금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너희는 땅의 소금이다. 만일 소금이 맛을 내는데 바보가 되면 무엇으로 짠맛을 내겠느냐? 아무쓸데도 없어 밖에 던져져 사람들이 짓밟을 뿐이다.”


  유대인들은 소금을 사해 근처 땅에서 쉽게 캐어다 썼습니다. 그리고 이 소금은 음식에다 넣어 간을 맞추는 데만 쓴 것이 아니라 불 때는 데도 연소매체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민수기 18,19절에서는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약속을 “소금 계약”이라고 불렀으며, 이사야서 19,11 등에서는 소금이 맛을 잃는 것을 어리석은 바보라고 불렀습니다. 즉 사람이 제 역할을 못하면 어리석고, 바보라고 불렀습니다. 마치 우리말에서 사용하는 “사람이 싱겁다”는 표현과 비슷한 의미인데 좀 더 경멸하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마태오 저자의 의도는 교회 공동체가 비록 소홀히 대접 받고 박해를 받더라도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소금 본래 역할이 간을 맞추며, 불을 지피고, 썩지 않도록 하는 것이니만큼 그 역할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사명을 잊는 것은 어리석은 바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도 당신의 약속을 소금 계약이라고 부르셨듯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진복팔단을 소금 계약으로 삼아 세상에서 틀림없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곧바로 저자는 소금 계약인 진복팔단을 실천할 때 그리스도 공동체가 세상의 빛이며 산위에 있는 도시라고 말합니다. 그 도시는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 도시가 융성하게 되어야 하느님의 말씀과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빛을 내는 것입니다.


  등불은 그 불을 켰더라도 감추어 두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반드시 등경에 두어야 그 맡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등불은 예수님의 가르침이며 함지는 우리의 어두운 마음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우리의 나태하고 죄 많은 어리석음으로 가려두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몸과 마음을 등경처럼 맑게 닦아야 세상의 등불인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온 집안 즉 세상에서 밝게 빛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계시는 주님의 빛이 우리의 어둠으로 가려지지 않게 스스로 닦을 때 우리도 세상의 빛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빛을 내는 빛이 아니라 유리입니다. 다만 우리 안에 계시며 빛이신 그리스도께서 더 밝게 빛나시게 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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