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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3 조회수1,004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7년 6월 13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
 

 

Do not think that I have come to abolish the law or the prophets.
I have come not to abolish but to fulfill.

(Mt.5.17)
 
 
제1독서 코린토 2서 3,4-11
복음 마태오 5,17-19
 
 
요즘 날씨가 무척이나 덥습니다. 그러다보니 불쾌지수도 꽤 높아져서 별 것 아닌 것에도 화를 내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며칠 전, 이렇게 더운 날씨에 어떤 분과 어느 백화점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었지요. 그런데 그분께서 차가 막힌다는 이유로 늦게 오시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약속 시간 어기는 것을 상당히 싫어합니다. 아니 어쩌면 기다리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나쁜 성질 때문에 그런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약속 시간이 지나가면서 조금씩 화가 납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요? 어떤 형제님께서 제게 다가오더니 이렇게 조용히 속삭이시더군요.

“지금 보니까 당신의 몸에서 맑은 기운이 흘러넘칩니다. 혹시 우주의 기원인 도에 대해서 아십니까?”

짜증이 났습니다. 만나려는 사람이 늦게 오니까, 별 이상한 사람이 다가오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한 정중하게 “관심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포기하지 않더군요. 그리고는 계속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이러한 사람들을 주로 길 가다가 만났기에 그냥 “관심 없습니다.”라는 말 한마디 하고서 바쁘게 걸어가면 되었는데, 이 약속 장소를 벗어날 수가 없으니 저도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점차 화가 나더군요. 그래서 인상을 쓰면서 반말로 이렇게 쏘아 붙였지요(전에 강하게 말해야 쫓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됐다니까~~~”

이 말에 그 형제님께서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만, “네.”라는 짧은 말 한마디 남기시고는 그냥 가시더군요. 마치 그 모습이 어른에게 혼난 어린아이가 고개 숙이고 울 것 같은 표정이었습니다. 조금 짜증이 났었지만, 이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었는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괜히 마음이 좋지 않더군요.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었을 때, 기분 좋은 사람이 있을까요? 미움과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행복하고 기쁠 수 있을까요? 아니지요. 그러한 마음에서 벗어나서 주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을 실천할 때, 비록 사랑을 함으로 인해서 때로는 내 자신이 부족해 보이고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지라도 마음만큼은 누구보다도 편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그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께서 율법이나 예언서를 폐지하고 있다고 주장했었지요. 왜냐하면 자신들이 만든 율법의 세부 규칙들을 어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613개의 세부 규칙들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소중한 것들을 어기는 편협된 율법주의에서 벗어나서, 아무리 작은 사랑이라 할지라도 철저히 지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그래야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사람이라고 불릴 수 있다고 하시지요.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내 기분이 좋지 않으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랑의 길과는 정반대로 나아가는 내 모습이 과연 큰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라고 스스로 반문하여 봅니다.

내 자신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어떠한 상황에서도 철저히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결심을 이 새벽에 해봅니다.


짜증내지 맙시다. 나만 손해에요. 하늘나라에서 작은 사람이 되는 순간이니까요.



체로 세 번 걸러라('행복한 동행' 중에서)



누군가 소크라테스를 찾아와 다급하게 소리쳤다.

"이럴 수가 있나! 여보게, 소크라테스. 방금 내가 밖에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아나? 아마 자네도 이 이야기를 들으면 깜짝 놀랄 거야. 그게 말이지..."

"아직 말하지 말고 잠깐만 기다리게. 자네가 지금 급하게 전해 주려는 소식을 체로 세 번 걸렀는가?"

그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머리를 갸우뚱거렸다.

"체로 세 번 걸렀냐고? 무슨 체를 말하는 건가?"

"첫 번째는 진실이네. 지금 말하려는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나?"

"아니, 그냥 거리에서 주워들었네."

"그렇다면 두 번째 체로 걸러야겠군. 자네가 말하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선의에서 나온 말인가?"

그러자 그 사람은 우물쭈물하며 아니라고 대답했다. 소크라테스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세 번째 체로 걸러야겠군. 자네가 그렇게 흥분하게 만든 소식이 아주 중요한 내용인가?"

"글쎄...."

"자네가 나에게 전해 주려는 소식이 사실도 아니고, 게다가 선의에서 비롯된 마음으로 전해 주려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중요한 내용도 아니라면 나에게 말할 필요가 없네. 그런 말은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힐 뿐이네."

 

Whoever obeys and teaches these commandments
will be called greatest in the Kingdom of heaven.

(Mt.5.19)

 

Love You I Do - Jennifer Hud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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