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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말은 미래다 ... 차동엽 신부님 **
작성자이은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3 조회수946 추천수5 반대(0) 신고

[열린세상] 말은 미래다/차동엽 신부

▲ 차동엽 신부
흔히 ‘그 사람의 말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은 ‘말’을 만들고,‘말’은 인간을 만드는 것이다. 필자는 이에 한마디를 덧붙이고 싶다.“그 사람의 말을 보면 그 사람의 미래를 알 수 있다.”
 
 

며칠 전 필자는 어느 자매와 대화를 나누던 중 심히 우려스러운 소식을 접했다. 그 자매의 말인즉 일본 만화 ‘데스노트’를 본뜬 소위 저주 노트라는 ‘빨간 일기장’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다는 것이다. 평소 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던 필자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한 권에 3000원 정도에 팔린다는 이 노트의 선전문구는 ‘이 일기장에 이름이 오른 사람은 무시무시한 주문에 걸리게 된다.’라는 식의 표현을 아무렇지 않은 듯 사용하고 있다. 한술 더 떠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는 저주용 ‘부두 인형’도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이것은 저주하고자 하는 상대의 머리카락이나 손톱을 인형에 넣고 주문을 외워 저주하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어른들의 얄팍한 상술이 아이들의 부정적 심리를 이용하여 빚어낸 끔찍한 상업전략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라는 데 있다. 토마스 만은 “말은 문화 그 자체이다.”라고 했다. 문화는 한 사회를 삼투하고 지배하게 마련이다. 그러기에 저주의 말을 빌려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인간의 부정적 심리를 자극하는 이러한 문화의 유행은 실로 심각한 폐해를 초래할 것이다. 특히 미래 세대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이 그런 상술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은 더욱 위험한 일이다.

쉽게 모방하고 쉽게 유행을 좇는 아이들의 습성이 공격하고 저주하는 등의 부정적인 언어습관도 학습하지 않겠는가. 그러한 아이들이 자라서 미래에 무엇이 될 수 있겠는가. 자신의 입술을 통해 나오는 말이 현재의 나를 반영한다. 나아가 미래의 나를 만든다. 말은 감정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행동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행동이 삶의 결과로 이어진다.

우리는 말이 어떻게 한 사람의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 발명왕 에디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에디슨은 일찌감치 학교를 그만두었다.‘주의결핍장애’로 인해 학교 선생님은 그에게 부정적인 낙인을 찍었다. 다른 아이들 앞에서도 “에디슨의 머리는 뒤죽박죽이야.”라고 말하며 그를 철저히 무시했다. 항상 엉뚱한 생각만 일삼던 에디슨은 선생님에게서나 친구들에게서 ‘뒤죽박죽’이라고 불리는 괴상한 아이일 뿐이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어떻게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고 시대를 뛰어넘는 위인이 될 수 있었을까. 바로 그의 어머니가 해준 ‘말’ 때문이다.

에디슨의 어머니는 이 ‘뒤죽박죽’이라는 부정적인 닉네임이 주는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를 집으로 데려왔다. 그녀는 집에서 직접 에디슨을 교육하며 아들의 천재성을 발견했다. 그리고 “넌 반드시 큰 사람이 될 거야.”라며 격려해주었다. 에디슨은 정말 그 말대로 되었다. 이처럼 큰 인물들 뒤에는 그들을 먹여 키운 격려의 말이 있다.

우리의 미래는 말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필자는 대한민국의 민족적 비전이 말에 달려 있다고 보는 사람이다. 그래서 요즘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졸저 ‘무지개 원리’ 일곱 가지 가운데 다섯째 원리로 ‘말을 다스리라’를 꼽고 있는 것이다. 미움의 말, 저주의 말, 부정적인 말을 자주 쓰는 사람의 미래는 어둡기 마련이다. 반면에 사랑의 말, 축복의 말, 긍정의 말을 습관화한 사람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온갖 사회 환경적 오염에 노출되어 있는 현 시대의 아이들을 보호하고 치유할 수 있는 길은 바로 사랑이 담긴 축복의 말이다. 우리 아이들이 맑고 밝은 무지갯빛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어른이 먼저 본을 보이자.

the peace 

 

 

차동엽 신부

 

( 2007년 6월 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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