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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 계약의 일꾼" --- 2007.6.13 수요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3 조회수519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6.13 수요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
                                                                                          

2코린3,4-11 마태5,17-19

                                                        

 

 

 

"새 계약의 일꾼"

 



해마다 배 봉지 싸는 자매들을 볼 때 마다 감탄하지만

올해는 그 느낌이 각별합니다.

 

살아있는 성녀들이요, 성모 마리아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남자나 아버지 같으면

도저히 이렇게 힘든 일 못할 것입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10여일 이상,

날이 밝으면서 날이 어두워질 때 까지

하루 무려 12시간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식사도 못하면서 봉지를 쌉니다.

 

돈의 수입과 직결되지만

단지 돈 때문에 이렇게

온 몸을 내던져 일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 관계의 힘이구나.

  사랑하는 남편이나 자식의 가정이 이 힘의 원천이구나.

  사랑하는 사람들 없이 나만을 위해서는

  도저히 이런 초인적인 일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라는 생각이 깨달음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렇습니다.

 

존재는 관계입니다.

깊고 풍요로운 관계가

충만한 존재의 삶을 살게 합니다.

 

관계는 힘입니다.

깊은 일치의 관계와 더불어 활력 넘치는 삶입니다.

 

존재와 관계와 힘,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봅니다.


율법이나 계명들,

관계의 관점에서 조명해 보면 환히 이해됩니다.


무수한 조항들의 율법이나 계명들,

하느님으로부터 기원한

인간의 모든 영역을 망라한 종교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 삶의 현실이

그토록 복잡하다는 이야기이며 예나 이제나 똑같습니다.

 

한편 율법이나 계명들,

하느님과 인간,

또 인간 서로 간의  좋고도 평화로운 관계를 위해 지켜야 하는

하느님 주신 사랑의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여 진정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하느님의 사랑의 선물인 율법과 계명을 충실히 실천함으로

하느님의 사랑에 응답합니다.


이 숱한 율법이나 계명들

사랑의 정신 안에 수렴됨을 깨닫습니다.


사랑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충만한 존재에 활력 넘치는 삶입니다.

 

사랑 없는 의무적 율법이나 계명의 준수들,

부자유함을 느낄 것입니다.

 

사랑으로 자발적으로 행하는 율법이나 계명들의 준수가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욕망의 사람들에게

욕망을 제약할 수 있는 율법은 필수입니다.


욕망 따라 사는 사람들에서

법 따라 사는 사람들일 때 공동체의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율법 따라 사는 삶 보다 더 좋은 삶이

사랑의 성령 따라 사는 삶입니다.


성령 따라 살 때

살아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참 자유 역시 율법 따라 살 때가 아닌

성령 따라 살 때 가능합니다.

 

성령 따라 살 때

율법과 동시에 살아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성령은 바로 사랑의 하느님의 현존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복음 말씀도

이런 성령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크고 작은 율법이나 계명들,

모두가 우리 위한 하느님 사랑의 표현들이니

추호도 소홀히 대하는 일 없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 율법이나 계명들 지키기로 하면 끝이 없습니다.

자칫하면 문자에 매여 살아있는 현실을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율법의 문자가 우리를 구원하는 게 아니라

하느님의 영이,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이 우리를 구원합니다.

 

율법 잘 지켜 구원 받는 게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으로 구원 받습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사랑의 성령 따라 살 때 율법이나 계명은 저절로 완성입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율법이나 계명에서 어긋나는 일이 없습니다.

 

여기까지 도달해야 비로소 진정 자유로운 영적 삶입니다.

 

세례 받아 새 계약의 일꾼이 된 우리들

성령 따라 살아감이 마떵합니다.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성령 충만한 삶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새 계약의 일꾼이 되는 자격을 주셨습니다.

  이 계약은 문자가 아니라 성령으로 된 것입니다.

  문자는 사람을 죽이고 성령은 사람을 살립니다.”


오늘 아침기도 독서 후 응송도 생각납니다.


“하느님의 법이 그의 마음에 있도다.

  그의 걸음이 흔들리지 않으리라.”

 

석판에 새겨진 율법이 아니라,

성령에 의해 우리 마음에 새겨진 하느님의 법이요

이를 둘로 요약하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이중 계명이겠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성령 안에서 당신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우리 마음에 하느님의 법을 새롭게 새겨 주시고,

우리를 당신의 새 계약의 일꾼으로 파견하십니다.


“주 하느님, 주님의 행로를 제게 가르쳐 주시고,

  주님의 진리 위를 걷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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