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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4 조회수1,079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07년 6월 14일 연중 제10주간 목요일
 
 
Therefore, if you bring your gift to the altar,
and there recall that your brother
has anything against you,
leave your gift there at the altar,
go first and be reconciled with your brother,
and then come and offer your gift.
(Mt.5.23-24)
 
제1독서 코린토 2서 3,15─4,1.3-6
복음 마태오 5,20ㄴ-26
 
어떤 사내가 숲길을 가다가 여우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가만히 보니 그 여우는 한쪽 다리가 없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것이었어요. 사내는 ‘대체 저 여우는 어떻게 먹고살까?’라는 생각으로 유심히 살펴보기로 했지요. 그런데 때마침 커다란 호랑이가 사냥한 먹이를 물고 와서는 자기가 먼저 먹고 여우의 몫을 남겨주는 것이 아니겠어요? 다음날도 그런 광경은 똑같이 벌어졌지요.

이에 사내는 ‘여우는 바로 저런 식으로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있구나.’하고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매우 사소한 곳까지 미치는 하느님의 권능에 다시 한 번 감탄사를 흘리면서 중얼거렸어요.

“맞아. 나 역시 하느님만 믿으며 가만히 앉아 있으면 하느님께서 저렇게 필요한 것까지 마련해주실 거야.”

그러고 나서 사내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여러 날 동안 죽치고 앉아서 하느님께 기도만 했습니다. 그러나 기대했던 일들이 일어났을까요? 물론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며칠 동안 굶주린 사내가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을 무렵 문득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목소리는 이러했습니다.

“거짓의 미로에서 헤매는 자여, 눈을 뜨고 참 진실을 보라!”

사내는 이 말이 무슨 말인지를 몰라서 “네?”라고 반문만 했지요.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여우 짓일랑 당장 때려치우고 호랑이를 본받으란 말이다!”

우리는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늘 쉬운 삶만을 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청해야 할 것은 쉬운 삶이 아니라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청하고 있는 기도의 내용이 어떠한 것인지를 생각해보십시오. 늘 쉬운 삶만을 청하면서 하느님의 뜻과는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또 우리가 지키기 힘든 것에 대해서 말씀하시지요. 그것은 바로 용서입니다. 사실 용서하기 보다는 더 큰 미움을 간직하는 것이 훨씬 쉬운 삶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쉬운 삶을 선택하면서 주님께 그 대상이 벌을 받을 수 있게끔 해달라고 감히 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렇게 쉬운 삶을 선택하는 우리들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어려운 삶, 바로 사랑이라는 갑옷을 입고 강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할 때 원망을 품은 형제가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놓아두고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앞선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내에게 말씀하시듯이 지금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이제 바보짓일랑 당장 때려치우고 나의 사랑을 본받으란 말이다!”


아직 용서하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용서하세요.


 

 
 
코앞의 정보만 보지 마라(유답, '당신 안에 답이 있다' 중에서)



존 글렌은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다. 그는 일본군의 전투기를 많이 격추시킨 조종사로 유명했다. 당시에는 지금의 공준전과는 달리 서로 먼저 공격하기 위해 곡예비행을 해야만 했다. 그만큼 존 글렌의 비행 기술은 탁월했다.

어느 날 존 글렌은 야간 작전명령을 받고 출격했다. 일본군 전투기들은 그를 끈질기게 공격했다. 그는 줄기찬 협공을 피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비행기의 계기판이 완전히 망가져 버려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사방이 바다인 곳에서 이대로 계속 비행을 하다가는 연료가 바닥나 추락할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 존 글렌은 망가진 계기판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러나 아무 대책이 없었다.

"내 인생도 이대로 끝나는구나. 아아, 정말 나를 구원해 줄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일까?"

마침내 존 글렌은 결심한 듯 전투기의 실내등을 껐다. 조용히 죽음의 길을 가려는 순간, 바다 위로 반짝거리는 푸른 길이 보였다. 산호였다. 미세한 달빛을 받아 산호들이 빛나고 있었다. 그는 산호가 이어진 길 끝에는 육지가 있고, 거기에 바로 미군 기지가 있음을 떠올렸다. 낮에는 바다색보다 짙어 어둡게 보였던 산호가 밤에는 오히려 바다보다 더 밝게 빛나고 있던 것이다. 존 글렌은 다시 힘차게 조종관을 잡았다. 그리고 실내등을 끈 채로 '산호 길'을 따라 무사히 기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가 생을 포기하려고 했던 순간에도 그를 살려 줄 정보들은 밝게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 존 글렌은 크게 감동하며 바로 자기 코앞에 있는 것만 보느라 다른 정보를 무시했던 자신을 반성했다.

1970년, 존 글렌은 아폴로 13호를 타고 우주로 나갔다가 사령선이 치명적인 고장을 일으키면서 절망적인 상황에 빠졌다. 그때 존 글렌은 팀원들에게 자신이 2차 세계대전 때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힘을 북돋아 주었다. 그리고 멀리 지구에 있는 동료들의 도움과 정보를 적극적으로 끌어 모았다. 결국 그는 첨단 기계가 망가진 상황에서 지구와 달을 좌표로 삼아 수동 방식으록 귀환에 성공했다. 덕분에 아폴로 13호의 팀원들은 주어진 임무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영웅으로 남을 수 있게 되었다. 1998년, 존 글렌은 77세의 나이와 상원 의원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디스커버리 호를 타고 나가 최고령 우주 비행의 기록까지 세웠다.
 
 
whoever is angry with his brother
will be liable to judgment,
and whoever says to his brother,
‘Raqa,' will be answerable to the Sanhedrin,
and whoever says, ‘You fool,' will be liable to fiery Gehenna
(Mt.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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