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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14일 야곱의 우물- 마태 5, 20-26 묵상/ 화해의 모범을 사는 루치아노씨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4 조회수598 추천수6 반대(0) 신고

화해의 모범을 사는 루치아노씨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마태 5,20ㄴ-­26)

◆오늘 복음은 화해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화해는 타(他)에 대한 용서와 이해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서로서로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화해의 모범을 세간에 깊이 있게 보여준 분이 있습니다. “죄는 밉지만 사형만은 시키지 말아주십시오. 유영철이나 세상을 떠난 내 아들이나 똑같은 소중한 생명을 지닌 사람입니다.”라고 사형제도 폐지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고정원 루치아노씨가 그분입니다.

 

루치아노씨는 그 유명한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의 엄청난 피해자입니다. 그는 유영철의 손에 노모와 부인, 4대 독자인 아들까지 모두 잃었습니다. 며칠 남지 않은 아내의 회갑 선물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가족이 무참히 살해된 현장을 목격하고 분노에 떨어야 했습니다. “범인을 잡으면 단란한 가정을 파탄시킨 그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든 보복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범인도 죽이고 저 또한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지요.” 그는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유씨의 ‘사형만은 면하게 해 달라’며 탄원서를 보냈고, 현재는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사형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제 가족을 죽였다고 해서 또 다른 생명이 인위적으로 꺾이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오히려 잘못을 뉘우칠 기회를 주어야지요.” 그는 진정한 화해를 삶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루치아노씨가 세례를 받은 후 이러한 화해를 살게 되었다니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그는 세상을 떠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후 서서히 용서해야겠다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답니다. 이후 ‘유영철도 또 나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뒤론 사형폐지 운동에 적극 나서게 되었답니다.

 

“그 사람을 죽인다고 해서 죽은 내 가족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로 인해 또 젊은 생명이 죽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사형만은 막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그는 신앙을 가지지 않았으면 용서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의미를 온몸으로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는 진정 하느님의 자녀로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삶으로 구현한 분입니다. 우리도 이런 삶의 태도를 본받고 이에 동참해 화해를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곽용승 신부(부산 가톨릭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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