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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83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5 조회수597 추천수6 반대(0) 신고

 

                                                                       [도티 기념 병원]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83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영성체송의 소프트웨어. ◀


을 통해 마음에 이미 받아 모신 예수께, 이제는 영성체송을 통해 입으로 사랑을 고백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결혼 전에 가능하면 멋진 말로 하고 싶은 프러포즈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평생을 함께 하자고 조심스럽게 마음을 열고 서로 동의를 구하는 구혼 장면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장면에서 필요한 것은 그 상황에 빨려 들어가는 것입니다.


하나가 되고자 하는 열망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제대로 무르익으면“하늘에서 별을 따다가 줄게.”하는 거짓말도 진지하게 들립니다.

어떤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청혼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결혼 후에 바람을 피울지언정, 사랑을 고백하는 당시에는,

“사랑한다. 결혼하자.”하는 프러포즈 안에“너 없으면 못 살겠어.”하는 진실하고 절박한 심정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사랑의 고백에는 언제나 진정한 사랑과 믿음이 전제됩니다.

그렇지 않고 겉으로는“사랑한다. 결혼하자.”하면서도, 속으로는“고것 참 반반하게 생겼네! 보아하니, 골반 뼈도 실하고 엉덩이가 펑퍼짐한 것이 애는 잘 낳겠네.!”하며 마치 암소 고르듯이 한다면, 상대방이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모멸감을 느낄 것입니다.


여자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순진한 척 하는 겉모습과는 달리 속으로“이 남자는 성격이 온순해서 부려먹을 머슴으로 딱 이다.”한다면 진정한 인격적 선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사랑이나 신의보다, 현실적 안정감과 감성에 이끌려 상대방의 능력이나 경제상태, 외모로 선택 기준을 삼다 보면, 나중에 살면서 자신이 결혼을 한 것인지, 사기 사건에 휘말린 것인지 도통 모르게 됩니다.

결혼 전에 프러포즈를 여러 번 해본 분은 아시겠지만, 퇴짜를 맞은 경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습니다.


서로 속마음을 의심하면서 사랑을 고백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방이 거짓이라고 느끼는‘프러포즈’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영성체송에는 하느님과 평생을 함께 하겠다고 결의를 다지는 사랑 고백이 담겨야 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평소에 우리가 영성체송을 하듯이, 성의 없게 청혼한다면, 백이면 백, 모두 퇴짜를 맞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순간에 우리는 노래방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열창하는 것만큼 빨려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따라서“당신과 하나가 되고 싶습니다.”,“당신가 한 몸을 이루게 하소서.”하는 화살기도 정도는 이 부분의 소프트웨어로 담아야 몰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절정의 순간에 우리는 영성체송을 사랑의 밀어처럼 바치지 못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프러포즈를 할 때, 우리는 가능하면 조용한 곳에서 분위기를 잡으려고 합니다.

시끄러운 시장 바닥 선술집에서“사랑한다. 결혼하자.”고 고함을 치며 청혼을 하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다 미쳤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영성체송을 바칠 때, 그 상황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연출 하기는 커녕 주보나 미사책의 해당 부분을 찾으려고,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크게 내어, 옆 사람을 방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런 소음은 기도하는 분위기를 단절시킵니다.


따라서 소리가 덜 나도록 집에서 또는 미사 전에 집게로 표시하든지, 무엇을 꽂아 두든지 하여,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성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또 영성체송을 할 때에도 어떻게 하면 내 안에 있는 모든 진실을 담아서 제대 위에 계신 예수님께 사랑을 고백할 수 있을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건조한 거룩함은 삶에 신앙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이 아무리 착하더라도 그 사람의 죄 때문에 하느님께서 생명을 바치셨다는 것을 기억해야합니다.

이런 대속[代贖]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영성체를 묵전에 두고 딴 짓을 할 엄두가 나지 않을 것입니다.

미사전례 중에나 내 삶에서나,

 살아 있는 거룩함이 힘을 발휘해야 합니다...........♣†


[84회: 영성체하는 우리의 자세로 이어 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생명의 양식:가톨릭 성가 166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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