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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16일 토요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6 조회수690 추천수10 반대(0) 신고

6월 16일 토요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이사야서 61장 9-11절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입 큰 붕어낚시회>


    내일은 드디어 아이들과 수사님들로 구성된 "입 큰 붕어낚시회"가 첫 번째로 출조 하는 날입니다. 한 달 전부터 회원을 모집했는데...신청한 아이들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닌데...내일 날씨가 별로 일 것 같아 걱정이 많이 앞섭니다.


    회원모집 광고까지 그럴듯하게 게시판에 써서 붙였는데...선발 자격 기준이 보통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선발인원: OO명


참가 회비: 1,000원


특전: 고급 낚시대와 우럭매운탕 무료제공


신청자격: 바닷바람을 맞으며 새 출발을 결심하고픈 기숙생, 낚싯대를 드리우면서 "욱"하는 마음을 버리고 싶은 기숙생, 금연각서에 서명한 기숙생


   참가를 신청한 몇몇 아이들은 며칠 전부터 설레는 얼굴로 "미끼는 뭘 로  할거냐?" "낚시대를 주긴 줄거냐?" "나도 왕년에 아빠 따라가서 이따만한 것도 잡아봤다"는 등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설렘과 흥분으로 가득 찬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저도 무척 기뻤습니다.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보고 싶었던 사람, 정겹고 포근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의 마음은 기쁨으로 설렙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기까지 합니다.


   막 재미를 붙인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하러가기 전의 기쁨 역시 대단한 것이지요. 마음이 설레다 못해 초조해지기까지 합니다.


   결과가 언제나 참담하지만 저 역시 출조하기 전의 각오는 대단합니다. 가슴이 마구 뜁니다. "오늘은 큰놈들 많이 잡아서 회도 뜨고, 매운탕도 끓이고, 남은 녀석들은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가져와야지"하면서 초장이다, 양념이다, 잔뜩 준비합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를 통해서 우리는 이사야 예언자의 기쁨과 설렘으로 충만한 신앙고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주님을 생각하면 나의 마음은 기쁘다. 나의 하느님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뛴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님의 신앙고백 역시 마찬가지로 기쁨과 환희에 찬 것이었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 앞에서 크게 기뻐하나이다."


   제대 위에서 신자 석을 향해 내려다보면 미사에 임하는 자세가 천차만별입니다. 마치 민방위 교육이라도 와 계신 것 같은 분들도 계십니다.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저 무덤덤한 얼굴로 방관자처럼 소 닭 보듯이 쳐다만 보곤 하시지요.


   또 어떤 분들은 죽지 못해 앉아 계신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정말 지겨워. 도대체 언제 끝나지?"하는 얼굴입니다.


   그런가 하면 가뭄에 콩 나듯이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해서 죽겠다"는 얼굴들도 계십니다. 그런 분들을 보게 되면 정말 기분이 째지지요. 힘이 생깁니다. 성가를 부를 때도 정말 우렁차게 부르십니다. 말씀이 선포될 때는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귀를 기울입니다. 영성체를 하고 나서는 마치도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보물을 얻은 듯이 행복한 얼굴이십니다.


   기쁨과 설렘은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서 본질적인 측면 중에 하나이지요. 우리 삶의 주인이시자 구원자이신 주님께서 우리 부족한 인간을 찾아오시는데, 이것보다 더 기쁘고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결국 하느님의 크신 자비와 사랑 앞에 우리 인간이 취할 태도는 감사와 찬미, 기쁨과 설렘입니다.


   한 가지 명심할 일이 있습니다. 세상이나 인간이 주는 기쁨은 있다가도 없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얻었다가도 한 순간에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참 기쁨을 추구해야겠지요. 깊고도 은근한 기쁨, 그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영원한 기쁨, 결국 주님으로 인한 기쁨이겠습니다. 주님을 섬기고 주님을 알아 가는데서 오는 기쁨, 주님께서 주시는 그 기쁨이야말로 참 기쁨입니다.

 

                   󰂎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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