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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을 만난 사람들" --- 2007.6.17 연중 제11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7 조회수598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6.17 연중 제11주일                          

사무하12,7ㄱㄷ-10.13 갈라2,16.19-21 루가7,36-8,3

                                                   

 

 

 

"주님을 만난 사람들"

 



죄도 은총입니다.


죄의 회개를 통해

제자리를 찾고, 주님을 만나고 참 나를 만나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이야기들

온통 죄인들이 하느님을 만나

제자리를 찾고 변화된 이야기들입니다.

 

1독서의 다윗,

2독서의 바오로,

복음의 죄인인 여자,

한결같이 죄인들이었고  

죄의 회개를 통해 주님을 만났던 사람들입니다.

 

우리와 똑같이 불완전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며칠 전 동아일보에

히말라야 산에 올랐던 어느 산악인의 말을 소재로

한 두 장면의 만화 내용이 의미심장했습니다.


“산에 오르면서 길을 잘못 들었을 때 가장 빠른 지름길은?”


“잘못된 그 지점까지 내려와서 다시 오르는 것,

  그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


그대로 영성생활에도 적용되는

평범한듯하나 너무나 자명한, 깊은 진리가 담긴 말입니다.


죄로 인해

제자리를 떠나

길을 잃고 방황하는 모든 이들에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삶에서 길을 잃고 방황한다 싶을 때

즉시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시작하는 길만이 구원의 길입니다.

 

수도원들 역시 부와 권력, 세속화로 타락하여

길을 잃고 방황할 때

개혁은 언제나 원천에의 충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자리의 원천인 하느님께 돌아가는 것,

바로 이게 회개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하느님의 온갖 축복을 받은 다윗이

죄의 유혹에 빠져

감쪽같이 우리야를 죽게 하고

그의 아내를 자기 아내로 취하며

온갖 타락의 길을 걷고 있을 때

은총처럼 다가온 하느님의 사람 나단 예언자였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너는 주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주님이 보기에 악한 짓을 저질렀느냐?

  너는 히타이트 사람 우리야를 칼로 쳐 죽이고

  그의 아내를 네 아내로 삼았다.”


이어 계속되는 나단의 질책에

구구한 변명 없이 다윗의 즉각적인 회개입니다.


“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소.”


바로 이 점이

다윗의 위대한 점이요, 신앙인의 귀감입니다.

 

죄로 인해 길을 잃고 헤매던 다윗,

마침내 나단을 통해 주님을 만나는 순간

제자리를 찾았고 참 자기를 만났습니다.

 

다윗의 회개에 이은 주님의 자비로운 용서입니다.


“주님께서 임금님의 죄를 용서하셨으니

  임금님께서 돌아가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윗, 바오로, 죄인 여자,

우리와 똑같은 죄인들 이었지만 열정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비록 눈 먼 열정일지언정,

하여 죄를 지을 수뿐이 없지만

모두가 열정의 사람들이요

끊임없이 사랑을 목말라 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결국 내면 깊이에서는

사랑의 주님을 찾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주님을 찾을 때 주님을 만납니다.

 

죄의 회개로 낮아지고 비워져 제자리에 이를 때

바로 거기서 주님을 만납니다.

 

우리가 겪는 온갖 고통들을 통해

자신이 비워지고 깨끗해져 주님을 만날 수 있다면

이 또한 은총입니다.


죄인 여자의 다음 회개의 장면은 얼마나 감동적인지요.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참 놀랍게도

죄인 여자 하나 만이 진정 주님을 알아보았습니다.

 
회개와 더불어 주님께 대한 지극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 주님을 가장 깊이 만난 사람은

죄인 여자 하나뿐이었습니다.

 

죄인 여자의 사랑에 감동한 주님은

시몬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 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열정이 많으면 죄도 크고, 용서도 크게 받아

주님을 더욱 열렬히 사랑하게 됩니다.

 

큰 죄를 지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죄를 짓더라도 죄에 위축되지 말고

회개와 동시에 용서 받았음을 깨달아

주님을 더욱 열렬히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눈먼 열정을 하느님 사랑 쪽으로 방향을 잡아 주는 것입니다.

 

죄 없어 마음의 순수가 아니라

열렬한 사랑 있어 마음의 순수요,

마음 순수할 때 주님을 만납니다.


이어 죄인 여자에 대한

주님의 용서의 확인과 더불어 구원의 선언입니다.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2독서의 바오로,

회개 전에는 다혈질의 열렬한 유다교 신자로

그리스도교인들을 크게 박해한 큰 죄인이 아니었습니까?

 

이런 바오로도 주님을 만나

크게 회개하고 크게 용서 받아

완전히 변해

주님을 열렬히 믿고 사랑하는 사도가 되었습니다.


다음 바오로의 고백이 우리의 심금을 울립니다.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육신 안에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믿음과 사랑의 절정의 경지를 보여줍니다.

새삼 우리의 제자리는 그리스도이심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기에

결코 길 잃어버릴 염려도 없습니다.

 

이런 믿음만 있다면 어디에 살든지 문제가 안 됩니다.

 

사랑은 비움입니다,

나를 비운 그 자리에 사랑하는 그리스도가 사시고,

이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으로 사는 우리들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를 만나주시고 용서하시며 구원을 선언하십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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