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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버지, 이젠 하느님 아들 되셨네요 *
작성자박계용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8 조회수631 추천수11 반대(0) 신고

 

 

 

 

 " 아버지 !"

 

가만히 불러 봅니다.

 

 

 늘 마음속에 자리잡고 계시는

 

아버지를 이렇게 불러보면, 마치도 터져버린 둑처럼 뵙고 싶은 그리움이 물살

 

되어 흘러 옵니다.

 

 

 꼭 거짓말 같은   " 불 무 ...불 무  ~~" 걸음마를 시켜 주시던 첫 기억부터 무

 

릎에 앉혀 놓으시고 흔들흔들 시조를 읊으시던.....까실 까실한 수염이, 가슴

 

에 깍지 낀 양손이 답답하기도 했던 어린날.

 

 

재롱을 떨어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하니 그것이 효도하는 것이라 '''' '품안의

 

자식''''' 이란 의미를 알려 주시던 아버지. 정녕 저 또한 아버지의 기쁨이었는

 

지요. 아마도 제가 태어나던 날은 커다란 실망이었을 아버지의 막내딸.

 

일곱 딸을 학에 비유 하시어 그중에 봉황이 있기 마련 이라시던....우리 아버

 

지.

 

 

  하늘 아버지 사랑이 어떠한 언어로 표현 할수 없는 것이듯, 그지없으신 아버

 

지의 한없는 사랑이 밀려 듭니다.이제야 조금은 알것 같은.....

 

 

  어쩌자고 그리 애들 태워 드렸을까요?

 

겨우 이런 모습 보여 드릴려고......

 

그나마  이름조차 낯선 까마득히 먼 나라로 훌쩍 떠나버린 못난 딸자식 그리시

 

며,

 

" 계아 보아라.

 

물고기도 제 놀던 물이 그립다는데 하물며 낯선 타국에서 어찌.....무소식이

 

 희소식이라 하지만 궁금하다 ..." 하시던 , 한 달만에야 겨우 받아 볼수 있었

 

던 한지에 곱게 쓰신 아버지의 편지.

 

 

  두나라를 거쳐 이곳으로 이주하며 아이들과 잠시 들렸을 때 써주신

 

" 나무는 고요히 있고저 하나 바람이 바로 있게 하지않고

 

 자식이 효도 하고 싶으나 부모님이 아니 계시다"

 

 

" 참는 것이 덕이다"....(왜 맨날 나보고만 참으라고...속으로 궁시렁)

 

이집을 " 사인당 " 이라 이름 지어 주신 아버지의 글을 매일 바라보며 

 

그속에 담겨있는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구십 평생 스승으로 유림으로 이웃을 위해 내어 주시길 기뻐하셨던 아버진

 

딸들에게도 너무나 자상하신 분이었음을.....

 

 

애물단지 딸자식 위해 새벽부터 약을 구해 오시다 뼈가 다 보이도록 다리를 다

 

치시기도..늙은 아비가 남비들고 먼길 가서 사온 전복죽을 안먹는다고 속상해

 

 하시기도...너에게는 이게 좋다고  두루마기 주머니에서 은행 꿰미를 꺼내 주

 

시기도...아끼시던 꽃나무를 자식 병원비를 마련 하신다고 몰래 처분 하셨던

 

우리 아버지.

 

 

 제 어릴적 심었다던 자목련과 황철쭉, 할아버지 제사 때 쯤이면 어둠속에서

 

환하게 빛나던 백목련, 거북선을 닮았던 사랑채 정원의 향나무를...

 

 

 

 정작 아버지 편찮으시다는데도 오랫만에 찾아 뵈었을땐 심장에 기계를 달고

 

계셨던...언니가 한국에 도착하면..힘들다고 며칠 서울에서 쉬었다  오라시던

 

아버지가,...지금 못오지?.....하시라도 빨리 보고 싶어하시던 이제는 늙으신 

 

 아버지가....

 

 

" 아버지 ! 오늘 눈이 오네요."

 

창 밖에 하얗게 눈이 내리던 그해 섣달.

 

먼 시골 집까지 오셔서 영세를 주셨던 관구장 신부님.

 

한생을 유림으로 사셨던 아버지가 막내딸 염원을 들어 주시던 날.

 

" 아버지, 이젠 하느님 아들 되셨네요!!"

 

" 언제는 하느님 아들 아니였냐 ~"

 

......그래요 아버지 하느님 아들이셨죠....마음속으로 답하던...그것이 처음이

 

자 마지막 효도 였는지요?

 

 

   언제 뵈올지도 모르는데...돌아와야하는 안타까움속에

 

"아비는 늙어서 어쩔수 없다 . 지금처럼 형제간에 우애있이 살아라."

 

" 아버지 힘드실 때 하느님 아버지 생각 하셔요."

 

병원 마당에서 헤어지던 그 순간이 마지막 모습...마지막 말씀이었음을...

 

 

 석 달후 다시 찾아 뵈었을땐

 

하얀 국화속에 옥색 푸른빛 도는 두루마기 모습처럼 청정하게 살다 가신 아버

 

지의 사진만이....

 

 " 이게 뭐야.!..이게....미리 연락 하랬는데....."

 

그리 빨리 가실 줄 몰랐단다.막힌 혈관 뚫는 다고...집에도 못오시고 중환자실

 

에서..

 

 

  나무도 주인이 떠나시는 걸 알았는가...하늘도 슬퍼하시는지....무수히 내려

 

온 눈송이에 생가지가 뚝 뚝  부러져 나가던 봄날.

 

우리 아버지 마지막 하늘 아버지께 돌아가실 때

 

그제서야....막내 아버지 뵈어라...

 

고운 베로 곱게 곱게 싸여 계신 그 작은 얼굴을 내 작은 손으로도 감싸지

 

던......우리 아버지 왜 이리 작으실까......

 

 

  손수 마련하신 옻관 마저 다 버리시고....엄마 곁 맨땅에 누우실때...

 

훨 훨 타오르는 불길속에.....이세상 온갖 것 다 태우시어...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오신 사랑의 산 불꽃만이 우리의 마음에 남기시고 그 열매만 소중히 가져

 

가소서..천사들이여 우리 아버지 영혼을 마주오소서...이리 작은 우리 아버지

 

를...

 

 

 그리 떠나셨어도 언제나 처럼 아버지는 제가 살아가는 생명의 끈이랍니다.

 

마음만 먹으면 어느듯 고향집 잔디길을 달려 갑니다.

 

보이지 않을때까지 배웅 하시며 서 계시던 대문 밖에.....

 

지금쯤 함박꽃 화사하게 피어있을 앞마당 지나,  윗집에서 낭랑하게 글 읽으시

 

는 소리가 들리는 듯....댓돌 위에 얌전하게 놓여 있는 아버지의 하얀 고무신.

 

 

" 아버지 ! " 부르면

 

" 오늘은 네가 온다고 꽃이 활짝 폈구나!"

 

보라빛 수련이 가득 떠 있던 확돌 곁에서 반기시던 아버지가 계실것만 같은

 

데....

 

제가 해 드린 진지를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잡수시던 아버지께

 

오늘은 따스한 밥상 차려놓고

 

" 아버지~ 진지 잡수셔요!."

 

그렇게 불러 보고 싶습니다.

 

 

 찬란한 봉황의 날개는 못보여 드려도 눈같이 하얀 깃털 하나씩 만들어

 

사랑이 머무는 그곳이 고향이라 시던 가르침 따라 하늘 아버지 언제나 함께 하

 

시듯

 

아버지와 함께 살아 갑니다.그리고 아버지의 딸로 살아 갈수 있음을 감사 드린

 

다고..그러면 언제나 처럼 말씀 하시겠죠....고맙다....라고...

 

 

  이제는 하느님 아들 되신 십자가의 요한 박구식 내 아버지 일정 선생님.

 

천상 아버지 나라에서 좋아하시던 꽃동산에서 평화 가득 누리시길.......

 

마음을 모으며...

 

 

이제야

 

" 사랑 합니다 아버지~~~" 

 

이리......

 

 

           ...삼년상이 지나는 아버지 날에... 막내딸 계아올림...*

 

 

 

 

 아버지 써 주신 어머니를 그리는 사임당의 글...

 


 
                                     Cecilia의 The pr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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