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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6월 19일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8 조회수943 추천수15 반대(0) 신고

     [ 도티 기념 병원 동산의 장미 ]

 

6월 19일 연중 제11주간 화요일-코린토 2서 8장1-9절


“환난의 큰 시련 속에서도 그들은 기쁨이 충만하여, 극심한 가난을 겪으면서도

아주 후한 인심을 베풀었습니다.”



<다 내어주고 가신 분>


몇 년 전 한 출소자 형제가 교정사목 담당 신부님께 보낸 편지를 읽고 큰 감동

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신부님, 신부님의 보살핌 덕으로 세상 속으로 돌아왔습니다. 신부

님, 제가 그곳에 머물렀던 2년여 동안 하루 700원씩 일당을 받고 출역을 했는

데, 출소 후 받아보니 281,000원이네요. 적은 돈이지만 저의 2년이란 시간이 남

긴 것의 물질적인 전부입니다. 물론 영적으로 변화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

니겠으나 저의 2년이 담긴 것이오니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형제의 갸륵한 마음이 오래도록 제 마음 안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 형

제의 정성어린 봉헌 앞에 저는 큰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돌아보니 늘 받고만 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받는 데 슬슬 익숙해져갔습니다.

늘 받는데 익숙해지다 보니 주는 것에 서툴기 짝이 없었습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인 고린토 2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자발적

이고도 기쁘게 나눔을 실천했던 초대교회 신자들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환난의 큰 시련 속에서도 그들은 기쁨이 충만하여, 극심한 가난을 겪으면서도

아주 후한 인심을 베풀었습니다.”


한번은 유다지방에 큰 흉년이 들었는데, 흉년이 얼마나 극심하던지 일반 가정집

은 물론이고 관청의 곳간까지도 텅텅 비고 말았습니다. 다들 당장 내일 먹을 끼

니조차 걱정해야 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자 공동체 사정도 예외는 아니어서 생활이 말이 아니었는데, 이를

보다 못한 바오로 사도가 발 벗고 나섰습니다. 다른 지방의 그리스도교 공동체

에 원조를 요청했습니다. 대대적인 모금운동이 벌어졌습니다.


타 공동체 신자들은 자신들도 어려웠지만 관대하게, 기쁜 마음으로 가진 바를

나누었습니다.


요즘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과 개입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자

연스럽게 미인가 시설들은 인가 시설 혹은 적어도 신고시설로 전환하고 있는 추

세입니다. 그래야만 인건비나 생계비 지원의 확보로 시설 운영에 차질이 없게

됩니다.


그런데 한 미인가 시설은 끝까지 미인가로 남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경제적 측

면에서 시설을 안정되게 운영하기 위해서 인가는 필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미인가를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인가를 받게 되면 다양한 측면에서의 제약이 생기게 됩니다. 때로 꼭 필요한 분

인데도 불구하고 수용하지 못할 경우도 발생합니다. 따라서 지역, 신분, 나이,

병명 등 그 어떤 제약도 받지 않고 수용이 필요한 분들에게 편안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미인가를 고집하고 계신답니다.


놀라운 일 한 가지는 국가를 믿기보다 하느님의 섭리를 믿는 그 시설에 다양한

형태로 풍요로운 하느님의 손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얼굴을

지닌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많은 것들을 나누어주고 가신 분입니다. 당신의 시간, 당

신의 젊음, 당신의 모든 에너지, 당신의 사랑, 당신의 기쁨, 위로, 희망 모든

것을 나눠주고 가셨습니다. 줄 것 안 줄 것 다 나누어 주다보니 결국 남게 된

것은 당신의 몸뚱아리 하나 뿐. 결국 마지막 하나 남은 목숨조차도 내어주고 떠

나셨습니다.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면서 사랑이란 내어놓는 것, 사랑이란 바치는 것, 사랑이

란 봉헌하는 것, 사랑이란 헌신하는 것, 사랑이란 모든 것 내어주어 가난하게

되는 것이란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 그대에게 도움을 청하러 오거든 하느님께서 도와주실 것이라고 말하

지 마십시오. 마치 하느님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대가 나서서 도와주십시

오.”


“떠돌며 머물며 일생을 가난하게 살다간 이방인,

 

사람을 사랑하는 길 밖에 모르던 사람,

 

사랑하는 길을 보여주려고

 

목숨까지 내놓은 예수,

 

가진 것이라곤 사람에게 베푼 것뿐인 당신에게

 

세상은 지금 비단옷을 입히고 우상화하는구나.

 

너도나도 앞 다투어 우상화하는구나.”

 

-김형영, ‘세상은 지금’-

 

                   󰂎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신부 󰂎

                

 

                                             

                         

                       

                        [기쁨과 평화 넘치는 곳: 가톨릭성가 68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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