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19 조회수971 추천수18 반대(0) 신고
2007년 6월 19일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So be perfect,

just as your heavenly Father is perfect."

(Mt.5.48)

 
제1독서 코린토 2서 8,1-9
복음 마태오 5,43-48
 
저희 성당 옆에는 가톨릭대학교 종교미술학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학교가 내년 6월에 송도신도시로 이전을 한다고 해서, 이 학교 건물을 간석4동 성당에서 매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매입을 위해서 모든 신자들이 신립 및 봉헌 그리고 물건 판매 등으로 노력하고 있지요. 아무튼 열심한 본당 신자들 덕분에 그렇게 많이 걱정하지 않고는 있지만, 그래도 그 액수가 크기 때문에 전혀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군요.

이제 날씨가 더워져서 지난주부터는 구역분과에서 미사 후 냉커피를 판다고 홍보를 잘 좀 해달라고 부탁을 하셨습니다. 저는 미사 후 공지사항 시간에 이렇게 말했지요.

“여러분, 제가 커피 무지 많이 좋아하는 것 아시죠? 그런데 구역분과에서 우리 성당 부지 마련을 위해서 냉커피를 1,000원씩 판다고 합니다. 따라서 저 역시 도움이 될까 싶어서, 여러분이 저 커피 사주시는 데로 다 마실 테니 많이만 사주십시오.”

말실수했습니다. 정말로 많은 교우들이 커피를 사가지고 저한테 오는데요. 처음에 몇 잔은 마시겠는데, 5잔이 넘어가니까(냉커피니 양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속도 쓰리고 배도 부르고 해서 도저히 입 안으로 들어가지를 않더군요. 결국 교우 몰래 신학생들 주고, 다른 사람들에게 건네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커피입니다. 그래서 하루에 커피를 10잔 이상을 마시는데요. 아무리 좋아한다고 한들 한꺼번에 5잔 이상을 마시는 것은 쉽지 않더군요. 즉,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 한들 과하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과해도 몸에 전혀 이상이 없는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입니다. 심지어 원수까지 사랑하는, 그래서 완전하신 하느님처럼 완전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될 것을 말씀하십니다.

이 사랑의 실천. 이것은 아무리 과한들 전혀 이상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 사랑의 실천에 대해서 주저할 때가 많지요. 이 세상의 물질적인 것들에 대한 욕심은 과할 정도로 가지려고 하면서, 반면에 아무리 과해도 상관없다고 하는 사랑에 대해서는 적당함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리고는 ‘남들만큼’만을 주장하면서, ‘나는 그래도 많이 실천하는 것’이라면서 스스로를 합리화시키곤 하지요. 이렇게 안일하고 이기적인 우리들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그래서 오늘 복음의 말씀을 안 하실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랑은 아무리 실천을 해도 과하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그러한 완전한 사랑만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입니다.


사랑의 실천에서 있어서 주저하지 마십시오.



항상 신중하라(루화난, ‘인생의 교과서’ 중에서)



스스로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한 학생이 시험에 응시했다. 그런데 시험지를 받아 대충 훑어보니 맨 윗줄에 ‘먼저 마지막 문제까지 모두 읽은 후에 답하시오.’라고 쓰여 있는 것만 빼면 아주 평범한 문제들이었다. 그의 실력이라면 30분도 안 돼 모두 풀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자신만만하게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2분쯤 지났을까. 학생 한 명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시험지를 제출하는 것이 아닌가.

이 똑똑한 학생은 씩 웃으며 중얼거렸다.

“백지 답안지를 내는군.”

그런데 5분이 지나자 7-8명의 학생들이 또 답안지를 제출하는 것이 아닌가.

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것을 봐서는 백지 답안지를 제출한 것 같지는 않았다. 아직 20문제밖에 풀지 못했던 이 학생은 긴장하며 더욱 속도를 내서 문제를 풀었다.

그런데 드디어 마지막 76번 문제를 풀려는 찰나, 그 학생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 시험지는 풀지 않아도 됩니다. 이름만 쓰면 만점을 받겠지만 문제를 푼다면 한 문제를 풀 때마다 1점씩 깎이게 됩니다.”라고 쓰여 있었던 것이다.

당황한 학생이 황급히 손을 들고 시험 감독 선생님에게 질문을 하려 할 때, 다른 몇몇 학생들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그들은 시험지의 맨 위에 있는 ‘먼저 마지막 문제까지 모두 읽은 후에 답하시오.’라는 한 마디를 보며 신중하지 못했던 자신을 책망하는 것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살면서 이런 비슷한 상황을 종종 경험하게 된다. 잘난 체하며 남의 말을 무시하는 것은 우리가 아주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다. 똑똑하다고 자만하여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결국 손해는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특히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내면을 비우고 겸허한 태도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장 먼저 익혀야 한다.

이끼가 가득 낀 마음속 잔의 물을 모두 쏟아 내야 깨끗한 물을 새로 담을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마음속의 잔을 비워야 하기 때문에 지혜를 담을 수 있는 넓은 저수지가 필요하다.

잔 속에 담긴 물을 수시로 그 저수지에 쏟아 붓고 마음속의 잔을 늘 빈 상태로 유지시켜야 언제든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다.


 

 

 

For if you love those who love you, what recompense will you have?
Do not the tax collectors do the same?
And if you greet your brothers only,
what is unusual about that?
Do not the pagans do the same?
(Mt.5.46-47)

 

With You / Ernesto Corta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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