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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20 조회수848 추천수11 반대(0) 신고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마태 6,1-18)



  자선, 기도, 단식 등등은 모두 하느님께 직접 올리는 신앙행위입니다. 뭇사람들에게 광고하고 나발 불기 위해서 베푸는 자선, 기도, 단식은 그 목적이 하느님께 봉헌하는데 있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떨치려는 것이기 때문에 올바른 신심행위가 되지 못합니다. 자신을 비우라고 하시는 주님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행동입니다. 또 사람들도 그런 가식적인 행위를 처음에는 멋모르고 칭찬할지라도 곧 그 속마음을 알아채고는 손가락질하게 됩니다. 혹 떼려다 혹 붙인다는 속담이 그대로 들어맞게 됩니다.


  어제 복음에서도 자신의 원수와 박해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주님께 기도함으로써 우리가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비록 우리 능력에는 부치지만 주님께서 도와주실 것을 믿고 매달리는 것이 기도입니다. 또 기도를 보충하는 것이 자선이며 단식입니다. 행동을 통해 믿음을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결국 자선도 단식도 모두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즈키 히데코 수녀님이 지으신 책 “떠나가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을 읽어 보면, 사람은 마지막 숨을 거두며 세상을 떠날 때 자신의 일생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고 합니다. 그 때 자신의 행위를 하나하나 되 집으며 스스로 질문을 한답니다.


“너는 그 일을 할 때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는가?”

“그때 제 생각은 이기심에 가득 찼었습니다.” 아니면 “그때는 사랑이 넘치는 마음이었습니다.”라고 대답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살아오면서 쓸데없이 성내고 미워했던 것이 부끄러워진다고 합니다. 이웃에게 가족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주고받고 살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진다고 합니다. 평소에 자선, 기도, 단식 등등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자신이 수없이 많은 잘못과 죄를 지었어도 벌하지 않고 지켜주셨으며, 또 자신이 얼마나 많은 은총 속에서 살아왔는지 깨닫게 된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눈을 감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는 사람도 종종 있는데 그들은 자신이 버려졌고, 아무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 그렇게 된다고 합니다. 아무리 중병에 걸려 고통 중에 있더라도 자기가 버림받지 않고 누군가가 자기를 위해 기도하고 있으며 가슴 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면 마음 안에서는 안식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 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며 지켜주시고 있다는 체험을 갖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또 가족과 이웃 그리고 여러 교우들이 자신을 기억하며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평소에 자신이 남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하고 자선을 자주 베풀었다면 그 믿음은 배가 될 것입니다. 남에게 인색하게 굴었다면 스스로 자책하고 말 것입니다. 누군가가 함께 한다는 믿음이 생길 리가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라는 말씀을 저는 이렇게 묵상해봅니다. 바로 우리가 마지막 날에 맞게 되는 죽음이 아무 것도 없는 절대 허무와 고독 속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때 아버지께서 우리와 함께하실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우리의 영혼을 주님께서 거두어 주신다는 약속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것을 익히 알고 계시기에 우리와 함께하시겠다는 말씀을 그렇게 강조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면에서 부족하기만한 우리더러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사랑만 하기에도 부족한데 쓸데없이 생명을 낭비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자선과 단식을 실천하며 또 기도하는 가운데 원수마저 사랑한다면 죽음에서도 그는 두려움 없이 하느님을 뵙게 될 것입니다. 아멘.



Telemann / Concerto for 3 Trumpe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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