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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23일 야곱의 우물- 마태 6, 24-34 묵상/ 주님께 대한 신뢰 회복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23 조회수605 추천수11 반대(0) 신고

주님께 대한 신뢰 회복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고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으냐?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것들을 먹여주신다. 너희는 그것들보다 더 귀하지 않으냐?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해서 자기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느냐? 그리고 너희는 왜 옷 걱정을 하느냐? 들에 핀 나리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아라.

 

그것들은 애쓰지도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솔로몬도 그 온갖 영화 속에서 이 꽃 하나만큼 차려입지 못하였다. 오늘 서 있다가도 내일이면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까지 하느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 너희야 훨씬 더 잘 입히시지 않겠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민족들이 애써 찾는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마태 6,24-­34)

◆살면서 점점 심각하게 느끼는 것은 먹고사는 일의 어려움이다. 월급은 해마다 아주 조금씩 인상되는 데 비해 물가는 왜 그리 빨리, 또 많이 오르는지. 아이들은 왜 그리 빨리빨리 크며 집값은 왜 그리 폭등하는지. 마흔을 넘기면서 가끔씩 전해지는 친구들의 부음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이런 내게 오늘 복음 의미는 무엇일까? 주님은 마치 절벽 끝을 아슬아슬하게 붙잡고 버티고 있는 나에게 그것마저 놓으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주님은 분명히 먹고 마시는 문제에 집착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먹고사는 문제와 당신을 섬기는 일이 양립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찬찬히 살펴보면 주님은 마치 당신이 안 계시는 것처럼 또는 그분께서 당신 자녀인 우리를 그대로 방치하실 분처럼 생각하는 나의 자세를 문제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님은 먹고사는 문제가 마치 온통 내 힘만으로 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사고방식 자체를 비판하시는 것 같다. ‘먹고사는 문제가 참으로 어렵고 중요한 일이란 것을 설마 너희의 창조주인 아버지께서 모르시겠는가?’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나를 그 노예가 되게 하고, 결국 하느님과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 하느님은 이런 나에게 그 집착의 손, 꼭 붙잡고 있는 손을 놓으라고 말씀하신다. 놓아라, 놓지 않으면 절대로 받을 수 없다. 무엇을 움켜쥔 손으로 다른 무엇을 받을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오늘 주님의 말씀은 아버지 하느님께 대한 전적인 신뢰를 다시 회복하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보다 당신께서 나를 보내신 목적, 지금 당신께서 하시는 말씀에 먼저 귀기울이라는 것이다.

엄재중(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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