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종자 빛 마져 가린 구름은 해가 화롯불 인가 봅니다
욕심쟁이 우리형 어름지치다 젖은 바지 말리듯
비 구름이 바짝 끌어 안고는
씨앗 만한 빛 한줌도 안 주네요




산은 산대로 제몸 살라 숨고
얼굴만 살짝 처들어
머리띠인지 수건인지 하얀 안개 모였다 지나 갑니다




마른자리 없는 젖은땅
간간이 참새들 몰려와서 같이 놀자더니 
저들끼리 날아가 버리면 나만 남아 천장지고 만상을 그립니다




훼를치는 계순이 고요 깨 놓으면
환장하게 보고 싶은 세례자 요한 어쩌면 원시인 차림의 엘리야
까짓거 성인 만나러 메뚜기 사냥이라도 갈꺼나




이쁜 두 외손녀는 신부님 수녀님께 반해 집에 오는거 잊고
짝궁은 외손녀 돌보느라 성당에 있으니
먼저 집에온 나 홀로
아 !
좋은 주님의 날 
어디가서 임을 만날까




/ 레오나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