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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26일 야곱의 우물- 마태 7, 6.12-14 묵상/ 그 길 외에 또 다른 길은 없다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26 조회수674 추천수7 반대(0) 신고

그 길 외에 또 다른 길은 없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고, 너희의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마라. 그것들이 발로 그것을 짓밟고 돌아서서 너희를 물어뜯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마태 7,6.12-­14)

◆오늘 복음에 나오는 황금률에 대해서 예수님은 이것이야말로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 곧 성경 전체의 정신을 종합한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이어지는 구절에서 주님은 이 길이 아주 좁아서 이 길로 들어가는 사람은 매우 적다고 하신다. 이 말씀으로 미루어 볼 때 좁은 길로 가는 것은 인간 본성 안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은 아닌 듯하다.

 

나를 떠나 너에게로 가는 것은 간단치 않다. 이 세상에서 나보다 타인을 더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어쩌면 원수마저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나 자신을 돌이켜볼 때 너무 과도한 주문일 수 있다. 나약한 육신과 이기적인 본성은 너무나 쉽게 내 안으로 움츠러들기 때문이다.

 

원수가 괜히 원수인가? 도저히 사랑할 수 없을 정도로 나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친 인간이기에 그에게 원수라는 딱지를 붙인 것 아니던가? 그런 원수를 사랑하라니. 역시 그 길은 너무 좁다고 한탄한다.

 

인류 역사 안에서 모든 위대한 종교는 대부분 인간이 갖는 이기심의 문제에 천착했다. 어떻게 하면 안으로만 숨어들려는 나를 버리고 타인에게 갈 수 있는지 그 원인과 대안을 제시했기에 역사 안에서 의미 있는 자리를 차지했던 것이다. 이들의 한결같은 가르침은 타인에게 나아가지 않고서 오로지 내 안에만 머물러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타인 없이는 나 자신조차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너의 말을 들으면서 나를 비로소 깨닫게 되고, 너에게 이끌리면서 나 자신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예수께서 자신의 전 생애와 죽음으로 증명하신 그 길 위에서, 내가 지금 당장은 자주 넘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길 외에 다른 길은 없다.

엄재중(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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