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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29 조회수990 추천수11 반대(0) 신고

2007년 6월 2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But who do you say that I am?"

 "You are the Christ, the Son of the living God."

(Mt.16.15.16)

 
제1독서 사도행전 12,1-12
제2독서 티모테오 2서 4,6-8.17-18
복음 마태오 16,13-19
 
어제 우리 성당에는 음악 피정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조금 겁이 났지요. 왜냐하면 피정이 시작되기 전, 비가 너무나 많이 왔거든요. 하늘에 구멍이 뚫렸는지 퍼 붓는 비가 그렇게 매정하게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음악피정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데 날씨부터 도와주지 않네요. 설상가상이라고 잠시 뒤, 연락이 왔습니다. 음악을 담당하는 친구들이 차가 막혀서 늦게 온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계속적으로 꼬이는 상황에서 피정은 시작되었고, 잠시 뒤 모든 문제가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글쎄 하루 종일 온다던 비도 그치면서 날씨까지도 점점 좋아졌지요. 그리고 계속해서 피정을 받기 위해서 한두 분씩 성당으로 모이셨고, 결국 피정을 마치는 음악 미사 때에는 300여명이 넘는 분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잠들기 전에, 아무런 문제없이 잘 끝났음에 감사드리면서 성당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모든 분들이 집으로 돌아가신 텅 빈 성당 안에 서 있으니까 왜 이렇게 허탈한 느낌이 드는지요? 그러면서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개인적인 영광을 생각했던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빈자리를 보면서 허탈감에 빠져있던 것이 아닐까요?

생각해보니 이제까지 생활하면서 하느님의 영광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나의 영광을 생각했던 적이 너무나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나를 있게 해주시고, 나에게 이러한 재능을 주시고, 또한 나에게 이러한 힘을 주신 분이 주님이신데도, 마치 내가 모든 것을 다한 것인 양 생각하는 이기심을 간직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길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맡기지 못했을 때, 우리들은 세상이 주는 불안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을 기념합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모두 처음에는 불안함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었지요. 한 명은 예수님을 배반했었고, 또 한 명은 예수님을 박해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바로 둘 다 처음에는 자신의 영광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내가 먼저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길과 정 반대로 걸어갈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나 이들이 이제 주님 안에서만 행복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변화됩니다. 바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자신의 생명까지도 바치는 순교자의 길을 기쁘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의 영광만을 생각했던 내 자신을 다시금 반성하여 봅니다. 내 것은 하나도 없었음을, 만약 주님의 따뜻한 사랑이 없었으면 이 세상에 존재할 수도 없음을 기억하면서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삶을 지향하여 봅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처럼…….


주님께 맡기세요. 걱정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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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좋은생각' 중에서)

지난 5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의 내한공연이 있었다. 협연을 맡은 오케스트라는 오르페우스 챔버. 뉴욕 줄리어드 음대 출신의 첼리스트 줄리언 파이퍼가 1972년 창단한 오르페우스는 세계 유일의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다.

지휘자가 없다고 해서 그들의 연주가 엉터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오르페우스는 지금까지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스턴과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등 대가들과 호흡을 맞춰 왔으며, 2001년에는 그래미상의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1974년부터 멤버로 활약한 바이올리니스트 로니 보시는 그들이 지휘자 없이도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는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35년이라는 세월 동안 뛰어난 앙상블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모든 단원이 한 번씩은 리더의 역할을 맡으며 작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르페우스는 지휘자 대신 공연마다 새로운 악장을 투표로 선출한다. 여기서 악장은 의견 충돌과 토론을 중재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한 명이라도 템포나 해석에 다른 의견이 있으면 연습은 중단된다. "오르페우스와 3시간 동안 연습했는데, 합의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 내던지 깜짝 놀랐다."며 사라 장도 감탄했다. 때로는 악장이 곡마다 바뀌기도 한다. 그래서 한 곡 연주를 마치면 모든 멤버가 인사하고 퇴장하며, 다시 입장했을 땐 앉는 자리가 바뀌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르페우스 단원들은 이야기한다.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서포팅(supporting)'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27명이 마치 '한 개의 폐'로 숨쉬는 듯 훌륭한 앙상블을 만들어 낸 오르페우스의 연주는 아름다운 음악이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는 진리를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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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give you the keys of the kingdom of heaven;
whatever you bind on earth will be bound in heaven,
and whatever you loose on earth will be loosed in heaven.
(Mt.16.19)
 
 
Enchantment - Chris Sphee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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