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6-30 조회수770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07년 6월 30일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Lord, I am not worthy to have you enter under my roof;
only say the word and my servant will be healed.

(Mt.8.8)
 
 
제1독서 창세기 18,1-15
복음 마태오 8,5-17
 
원래 자기 식구 자랑하는 사람이 제일 못나 보인다고 하지요. 그런데 제가 그 못난 모습을 선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성당 교우들을 자랑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한 번도 본당 신부를 해보지 못한 저이지요. 따라서 제가 얼마나 미숙하겠습니까? 더군다나 특출이 잘하는 것도 없는 저입니다. 그런데도 얼마나 저를 많이 도와주시고, 열심히 활동을 하시는지 모릅니다.

이번 주에 견진성사가 있는데, 그 대상자가 181명이나 됩니다. 그래서 준비하는 봉사자들이 걱정을 하세요. 181명이면 이에 따른 대부대모까지 생각할 때, 우리 성당 1층이 꽉 차서 다른 신자들은 앉을 자리가 별로 남지 않거든요. 또한 예비자들을 계속 성당으로 인도해서 교리 받는 분들의 수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우리 성당의 교육관 및 피정의 장소로 쓰일 종교미술학부 부지 구입을 위해서도 얼마나 열성을 다하시는지 모릅니다.

다른 본당 신부님들은 이것저것 해야 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하는데,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본당 신자들 잘 만나서 많은 것들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그리고 본당에 와서 느낀 한 가지는 서로간의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믿음의 관계가 있은 뒤에야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믿음의 관계가 말처럼 쉽지 않더군요. 곰곰이 생각하게 됩니다. 왜 믿음의 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을까요?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됩니다. 믿음은 먼저 상대방에게 신뢰를 보여줄 때 쌓이게 되는 것인데, 우리들은 나를 먼저 믿어주어야 믿겠다는 전제조건을 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인간관계 안에 불신이 더욱 더 강해졌던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로마의 백인대장을 보세요. 그는 이스라엘 사람을 지배하는 로마의 군인대장으로 외형적으로 볼 때 분명히 이스라엘 사람보다 윗자리에 있습니다. 따라서 교만한 모습을 보이기에 충분한 자리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지요. 오히려 자신이 직접 가서 이야기를 하고, 먼저 예수님께 대한 강한 믿음을 보여줍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에게서 더 놀라운 것은 자신의 문제도 아닌, 자신이 부리는 종을 위해서 자기 나라가 지배하는 민족의 한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는 겸손함입니다. 그 겸손함에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지요.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

그 겸손한 믿음에 자신의 소원이 믿은 대로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내가 믿은 대로 된다는 것. 정말로 신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러한 상상을 종종 하지 않습니까?

돈 좀 많이 벌어보았으면, 좋은 직장에 취직했으면,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권세를 부려보았으면… 하지만 이렇게 나만을 위한 소망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오늘 복음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즉, 이기적인 마음으로는 나의 소망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남을 위한 마음, 남을 받아들이는 마음만이 바로, 내 믿음대로 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입니다.

내 믿음을 점검해보세요. 혹시 나만을 위한 믿음을 키우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먼저 믿으세요.



함께하는 자리('좋은글' 중에서)


 
마음이 따뜻한 자리, 행복 가득한 자리,
기분 좋은 자리, 유쾌한 자리, 행복한 자리,
가슴 아픈 자리, 이별의 자리, 고독의 자리,
눈물의 자리, 통곡의 자리, 무의미한 자리
많은 자리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많은 자리 중에
맛있는 자리를 생각해 봅니다.
좋은 사람들의 만남이 늘 기다려집니다
커피 한잔으로도 충분합니다.
서로 나눔이 가득하면 더욱 좋은 자리이며
그저 바라만 보아도 좋은 자리면 만족합니다.

좋은 자리란 특별한 것을 요구하지도
나의 니즈를 충족할 동기나 이유도 없습니다.
그냥 만나서 좋고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것으로도
그냥 좋은 자리입니다.

가장 기분 좋은 자리는
내가 상대에게 작은 손을
먼저 내밀고 함께하는 자리입니다.
 
 
 
“You may go; as you have believed,
let it be done for you.”
(Mt.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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