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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십자가의 성 요한의 시 *영혼의 노래*
작성자박계용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01 조회수827 추천수10 반대(0) 신고
 
영혼과 하늘의 신랑이 화답한 노래











신부(新婦)







1. 아아 어디에 그대를 숨기신고



사랑하는 님하 울음 속에 날 버려두시고,



상처만 나에게 남기신 채



사슴마냥 가버리신 그대,



그대 뒤 외치며 나섰더니 벌써 가고 없구려!







2. 고개 날망 저 쪽 양우리로



걸어가는 목동들아!



가다가 내 가장 사랑하는



그이를 보거들랑 그 님께 말해다오.



나는 아프고 고달프고 죽어간다고.







3. 내 사랑들을 찾으며



이 산들과 물가를 나는 가리라.



꽃들을 꺾지도 않고



들짐승들을 무서워함도 없이



나는 힘센 이들 경계선을 넘어가리라.







4. 아아 님의 손에 심어진



수풀 우거진 숲들이여!



아아 울긋불긋 꽃들 피고



푸르고 싱싱한 잔디밭이여!



그이 너희 사이로 지나가셨는지 이르려무나.







피조물(被造物)의 대꾸



5. 온 즈믄 은혜를 뿌리면서



이 숲들을 지나 총총히 가시었소,



이들을 보고 가실 적에



그는 그의 얼굴 하나로



아름답게 이들을 꾸며 주시었소.







신부(新婦)



6. 아아 누가 날 낫우어 줄 수 있을런가!


그대여 이젠 참으로써 통째로 그대를 주옵소서.



나에게 사환들일랑



다시는 보내려 마옵소서



그들은 내 소원을 말할 줄 모릅니다.







7. 당신을 섬기는 모든 이들은 저마다



온 즈믄 당신의 사랑을 얘기하며



그럴수록 저마다 나에게 상처를 주기에



나는 죽어가며 던져져 있사옵니다.



저들이 더듬대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8. 그럼에도 아아 목숨아 너 사는 데를



살지 못하면서 어이 부지하려느냐?



님을 너 안에 모심에서 받게 되는



그 때문에 죽어야 하는 화살을



마련하면서 너 어찌 하려느냐?







9. 이 마음에 상처를 낸 당신이거늘



어찌타 이를 낫우어 주지 않으시나요.



감쪽같이 나한테서 이를 앗아가지고도



이냥 이대로 어이 버려두시나요,



가져가신 대로 아주 아니 가지시고







10. 당신 아닌 누구도 풀어줄 수 없는



사무친 내 한을 당신이 꺼주어요



그리고 내 눈을 보게 해주셔요



당신은 그의 빛이시오니



당신만을 위하여 나는 그를 간직하려오.







11. 당신의 계옵심을 드러내 주셔요



님 뵙자 그 고우심에 나를 죽여주셔요



보세요 사랑으로 난 병이란



계옵심과 그 얼굴이 아니시면



낫을 줄을 모른답니다.







12. 아아 수정 같은 샘물이여



은빛 나는 이 너의 얼굴에



너 내 그리워하는 그리고 내 안에



아련히 그려 지니는 눈들을



재빨리 마련하였더라면







13. 사랑하는 이여 저것들을 치워주소서



훨훨 날아서 나는 가려합니다.







신랑(新郞)



돌아오라 비둘기야



상처 난 사슴이



고개 위에 나타나



네가 나는 바람에 서늘함을 얻나니











신부(新婦)







14. 내 님은 뫼뿌리들



외딸고 숲 우거진 골짜기들



묘하디 묘한 섬들과 섬



소리내며 흐르는 시냇물들



사랑을 싣고 오는 휘파람 소리.







15. 이슥 조용한 밤



동녘 새벽의 어둠



잔잔한 음악



소리 있는 맑은 고요



즐거웁고 황홀스런 저녁잔치







16. 우리 포도밭에 꽃이 한창이로다



암컷 여우들을 몰아내자



송이송이 장미꽃을 잣송이 한 알로 뭉쳐보자



산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말게







17. 죽음의 삭풍아 너는 멎어라



마파람아 사랑을 일깨우는 너만 오너라



아름다운 내 동산에 너는 불어서



그의 꽃내음이 풍기게 하라



꽃들 속에 님은 잡수시리라.







18. 아아 <후데아>의 <님파>들이여



꽃들과 장미나무에



용연향 향내를 풍길 제



성문 밖에 머물러들 있어라



우리네 문지방일랑 스칠 염도 먹지 마라.







19. 사랑하는 님하 그대 몸을 숨기소서



보소서 산들을 향해 얼굴을 돌리시고



그리고 행여 아무 말도 하지 마옵소서



다만지 벗들을 보아 주소서



외딸은 섬으로 해 가는 그의 벗들을











신랑(新郞)







20. 가븨야운 새들



사슴들 뛰노는 숫사슴들



산과 골짜기와 바닷가와



물이며 바람이며 뜨거움이며



뜬 눈으로 새는 밤의 무서움들이여.







21. 달콤한 칠현금과



<시레나>의 노래로 너에게 맹서하노니



너희들 분노를 가라앉히고



벽에는 손도 대지 말거라



한껏 편안히 새색시가 잠자게.







22. 신부는 그 그리워하던 아리따운



동산으로 들어왔도다



그는 사랑하는 이의



포근한 팔에다



목을 베고 흐뭇이 쉬도다.







23. 능금나무 아래 거기가



그대와 나 만난 자리



그대에게 손을 준 것도 그 자리



그대의 어머니가 더럽혀진



그 자리에 그대 도로 씻은 듯 나았으니.











신부(新婦)







24. 꽃다와라 우리들 신방



사자들 굴들이 에워싸 있고



자줏빛 빛깔 속에 펼쳐져 있고



평화로움 말미암아 꾸며져 있고



즈믄의 방패로 왕관을 썼나니







25. 그대 발자취 더듬어서



아가씨네 줄곧 길을 내닫삽니다



빛살에 맞아서



포도주에 얼근해서



하늘스런 <발사모>에서 쫓아 나온 그들







26. 사랑하는 내 님 그 그윽한



술광에서 나는 마셨네



나와 보니 허허벌판 어디라 없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네



여태 따르던 양떼를 나는 잃고 말았네.







27. 거기 님은 그 가슴을 내게 주셨네



거기 진진한 앎을 님은 내게 주셨네



나도 참말 나를 그님께



남김없이 바쳤네



그의 짝이 되리란 약속도 거기서 하였네.







28. 님 하나 섬기는 일에



내 영혼 밑천마저 다 들었네



양떼도 간데 없고



아무 할 일도 다시 없네



다만지 사랑함이 내 일일 뿐 일세







29. 멧갓에서 오는 나를



보지도 찾지도 못하거든



난 스러졌다고 말들을 하소



사랑을 못 이겨 쫓아가면서



잃고도 벌었다 일러들 주소.







30. 벽옥과 꽃묶음으로



싱싱한 아침에 고르고 골라



우리 화관 둘을 엮으십시다.



그대 사랑에 꽃피는 것으로



내 머리칼로 드려진 것으로







31. 내 목덜미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하나를 보시고



내 목덜미에 그걸 당신이 보시고



그에 반하여 그대는 계시오니



내 눈동자 하나에 그대 반하여 계시오니.







32. 그대 날 보고 계오실 제



그 두 눈이 곱으심을 나 안에 찍더이다



이로써 그대 날 사랑하였사오니



이로써 내 눈도 당신 안에 뵈옵는 것을



가장 흠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3. 내 살결 검다하여



행여 싫다 마옵소서



이제야 날 좋이 볼 수 있으시지요



그대 날 보아주신 덕분에



사랑과 예쁨을 나한테 주셨지요.











신랑(新郞)







34. 새하얀 비둘기



가지를 물고 방주로 돌아왔도다



어느덧 멧비둘기 암컷



푸른 물가로 돌아들 와



그립던 짝과 서로 만나도다.







35. 외딸은 곳에 그가 살더니



외딸은 곳에 보금자리 하더니



외따로 그의 님도



사랑에 상사 난 외딸은 몸도



외딸은 곳으로 그를 데려 가도다.











신부(新婦)







36. 님하 노사이다



그대 고우심 안에



맑은 물 흐름 하는



뫼와 언덕을 보러 가사이다



깊숙이 더 속으로 들어들 가사이다.







37. 높다란 바위굴 속으로



우리 재우쳐 가노라면



그것은 아주 그윽한 굴



그리로 우리는 들어가서



석류의 즙을 맛보사이다.







38. 거기 그대는 나에게 내 영혼이



몹시 바라던 그것을 보이시고



그리고 내 생명 그대여 거기 그대는



언젠가 내게 주시었던 그것을



당장 내게 주시오리니.







39. 바람의 입김이 올씁니다



낭랑한 밤꾀꼬리의 노래 올씁니다



잔수풀이며 그 아름다움이 올씁니다



고요한 밤에 올씁니다



태우면서 싫증을 아니 주는 불꽃이 올씁니다.







40. 그 누구도 이를 보지 못하였습네



<아미나답> 그 마저 어쩔 수 없었습네



둘러쌌던 무리 잠잠해지고



말을 탄 기사는



물을 보자 물 따라 내려갔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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