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02 조회수929 추천수14 반대(0) 신고

2007년 7월 2일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Follow me,
and let the dead bury their dead."
(Mt.8.22)
 
 
 
제1독서 창세기 18,16-33
복음 마태오 8,18-22
 
저는 미사 전 30분이면, 항상 고해소로 들어가 고해성사를 드립니다. 사실 고해성사 드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어려운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성당의 고해소 자체의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더욱 더 많이 느낍니다. 이것이 무슨 말이냐고요?

사실 우리 성당의 고해소는 무척이나 좁습니다. 딱 앉으면 꼼짝 달싹 하지 못할 정도로 좁습니다. 물론 미사 전 30분 동안만 있는 것이니까 그것도 못 참느냐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6월 들어서면서 점점 힘들어지더군요. 왜냐하면 날씨가 장난 아니게 더워졌고, 이에 따라 고해소의 기온도 올라갔거든요. 더군다나 문제는 고해소에 그 흔한 선풍기 하나 없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 사목회장님께 이런 이야기를 했지요. 남는 선풍기 하나 없냐고. 그런데 며칠 뒤, 고해소에는 멋진 신형 선풍기 한 대가 설치되었습니다. 저는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시원한 것은 기본이고, 선풍기 날개 돌아가는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합니다.

이제는 살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더욱 더 고해성사를 기쁘게 드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더군요.

고해소에 들어가자마자 더워서 선풍기를 틉니다. 살살 불어오는 선풍기 바람이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기분 좋은 그 상태는 잠시 뒤에 잠으로 이어지더군요. 제 자신도 모르게 고해소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선풍기만 있으면 고해소에서 성사를 전보다 더 잘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꼭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고맙다는 선풍기가 오히려 고해성사를 주는데 방해될 수도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 중 한 명이 예수님께 아버지의 장례를 지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하지요.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라라”고 하시면서, 말도 안 되는 조건을 거십니다.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어라.”

생각해보세요. 다른 사람의 장례도 아닌, 아버지의 장례인데, 그 장례조차 지내지 못하게 한다는 것.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의미로써 말씀하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우리들은 많은 조건을 내세웁니다. ‘이런 조건만 충족된다면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식의 말을 끊임없이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조건이 충족된다 할지라도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지금 당장 당신을 따라야 함을 말씀하고 싶으셨던 것이지요. 어떠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향해서 나아가는 모습. 그 모습이야말로 주님을 따르는 참 제자의 모습인 것입니다.

혹시 주님을 따른다고 하면서, 조건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특히 현세적인 욕심을 채우는 조건으로 인해서 점점 주님과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제는 어떠한 조건 없이, 단지 주님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주님을 따르고 그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조건없이 사랑합시다.



말없이 사랑하여라('너에게 들려 주고픈 101가지 이야기' 중에서)


 
내가 한 것처럼 아무 말 말고
자꾸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사랑하여라

사랑이 깊고 참된 것이 되도록 말없이 사랑하여라
아무도 모르게 숨어서 봉사하고
눈에 드러나지 않게 좋은 일을 하여라

그리고 침묵하는 법을 배워라
말없이 사랑하여라
꾸지람을 듣더라고 변명하지 말고
마음 상하는 이야기에도 말대꾸하지 말고
말없이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

네 마음을 사랑이 다스리는 왕국이 되게 하여라
그 왕국을 타인 향한 마음으로
자상한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말없이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

사람들이 너를 가까이 않고
오히려 멀리 떼어버려
홀로 따돌림을 받을 때에도
말없이 사랑하여라

도움을 주고 싶어도
받아 들이려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여라
오해를 받을 때에도 말없이 사랑하여라

네 사랑이 무시당한다 하더라도
끝까지 인내하면서 슬플 때 말없이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

주위에 기쁨을 나누어 주고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도록 마음을 써라

타인의 말이나 태도로 인해
초조해지거든 말없이 사랑하여라
마음 저 밑바닥에 스며드는 괴로움을 인내하여라

네 침묵속에 원한이나 인내롭지 못한 마음
어떤 비난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하여라

언제나 타인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도록 마음을 써라
 
 
  
Phil Coulter / Medi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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