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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도망치는 우리 개 '조이' . . . . . . .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04 조회수966 추천수15 반대(0) 신고
   
 
 
[ 우리집 진돗개 ' JOY' ]
 
 
 
            주님, 당신 진노로 저를 꾸짖지 마소서.
          당신 분노로 저를 벌하지 마소서.
 
          당신의 화살들이 제게 내리쏟아지고
          당신의 손이 저를 누릅니다.
 
          당신의 노여움으로 제 살은 성한 데 없고
          저의 죄로 제 뼈는 온전한데 없습니다.
 
          죄의 죄악들이 제 머리위로 넘쳐흐르고
          무거운 짐처럼 저에게는 너무나 무겁습니다.
 
          저의 미련함 때문에
          제 상처는 냄새 피우며 썩어 갑니다.
 
          저는 더없이 꺾이고 무너져
          온종일 슬피 떠돌아 다닙니다.
 
                                    - 시편[ 38, 2-7 ] -
     
   
 
      저희가 키우는 진돗개 '조이'가 마당으로 난 유리문을 계속 두드립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화가 많이 나 있어서 정말 열어주고 싶지가 않습니다.
 
    오늘 아침,
    가밀로(제 짝궁)가 출근하는걸 현관문에서 배웅을 하는데
    우리 개 '조이'가 살짝 옆으로 빠져나가 도망(줄행랑)을 처버렸습니다.
    어! 어! 하는 사이에 벌써 옆집 마당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최근들어 벌써 3번째입니다.
    새벽 5시 반이라 이웃들 아직 자고 있을테니
    큰소리로 부를 수도 없고...
    또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조마조마하게 걱정하며
    기다리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10살이면 개의 나이로는 70 정도라고 하지요.
    그런데 아직도 강아지처럼 행동하는 조이는 참 건강합니다.
    먹이를,  사람이 먹는 것은 소금기 때문에 개한테 해롭다고해서
    DOG FOOD 만 먹이니까 정말 건강한 것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한국사람 알아보고 짖지 않습니다.
    그 외에는 다른 차가 앞마당에 세워져 있어도 끝까지 짖어댑니다.
    아빠개는 많이 사납다는데,
    엄마개는 정말 순둥이었기에 다행이 엄마개를 닮아
    이곳 말로 진짜 So Sweet 입니다.
 
    ...
 
    정말 끈질기게도 문을 두드려대기에 지금 방문을 열어 주었더니
    들어와 두 다리를 쭉 뻗고 잠이 들어 버립니다.
 
    저는 우리 조이를 보면서 저와 하느님의 관계를 자주 생각합니다.
    감히 제가 하느님의 마음을 눈꼽만큼이나 알겠습니까만은
    그래도 짐작을 해봅니다.
 
    우선,
    조이는 마당에 있을 때.. 와 방안에 들어왔을 때.. 와 도망을 쳤을 때.. 가
    각각 다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마당에 있을 때는 식구들이 나가면 꼭 옆에 따라다니면서
    꼬리를 흔들고 아주 아주 좋아합니다.
    제일 행복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다 우리가 방으로 들어오면 저 위의 사진처럼,
    꼬리를 내리고 멍하니 쳐다봅니다.
    아주 실망하는 기색이 완연하게...
 
 
 
                    제가 하느님의 시선안에 머물고 있다고 느끼며 행복해 할 때
                    바로 꼭 저런 모습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하느님의 음성이 멀다고 느껴지면
                    또 저렇게 멍하니...
 
 
 
    그러다 밤에는 방에 들어와 잡니다.
    밤에 짖어대면 옆 집에서 잠을 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리고 이젠 법으로 30분 이상 짖어서 방해가 되면 벌금을....
 
 
    방에 들어와도 묶어놓지만 않으면 아주 좋아합니다.
    요즘은 덥기도 하고...
    또 온동네 참견하느라 짖어대는 바람에
    낮에도 방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땐 제가 컴퓨터 앞에 앉으면 꼭 옆에 와서
    한 번 쓰다듬어 달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립니다.
    또는 과자를 달라고 궁둥이 춤을 춥니다.  정말 웃기게!
    그리곤 옆에 앉거나 자거나 합니다.
 
 
    그러다 밤이 되면 묶어둡니다.
    안 그러면 온 집안을 다 돌아다니니까요.
    진돗개는 신기하게도 강아지때부터 자기가 머무는 장소에는
    실례?를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따로 훈련을 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방에 들어오면 부엌으로는 절대 못 들어옵니다.
    경계선을 잘 알아요.
    훼밀리 룸 안에서만 자유가 있는 거지요.
    가끔씩 부엌에 한 발을 슬쩍 딛고서는 제 눈치를 봅니다.
    아주 눈치가 빤 합니다... 
 
 
    밤에는 방에 들어오라면 잘 안들어올려고 합니다.
    묶이는 게 싫어서...
    저 혼자 힘으로는 방으로 들어오게 할 수가 도저히 없습니다.
    그러나 저와 가밀로 둘이 함께 나가서면 얼른 포기를 하고 제 발로
    방으로 들어갑니다.  ㅎㅎㅎ
    영리한 것도 꼭 저를 닮았다니까요...
 
 
    그리고는  네 다리 쭉 뻗고 잠을 잡니다.
    밖에서 잘때는 꼭 웅크리거나 엎드린 자세로 자지만
    방에 들어와 잘때는 무방비 상태로 쭉 늘어져 자는 모습이
    스스로 안전하다는 것을 아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유를 원하는 모습에서도 저를 봅니다.
                   신앙인은 이래서는 안되고...
                   또 저래서도 안되고...
                   성당에서 아무런 직책 없이 자유롭고 싶다고 투정도 했었고...
                   그러면서도
                   하느님 가까이에 머물고 있다는 확실한 안도감...
 
                   그냥 남들처럼 미사만 다니며 편해지고 싶다고 불평을 할 때는
                   조이가 저를 툭툭 건드리듯이 하느님의 관심을 끌어 보려는
                   속셈이...?
 
                 
 
   이제 본론입니다.
   도망을 쳤을 때 입니다.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문이 열려있다 싶으면 쏜살같이...
 
   문 앞으로 걸어올 때는 소리도 없이 살살 걸어옵니다.
   그래서 제가 눈치를 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아무리 불러도 소용없습니다.
   조이가 좋아하는 과자를 손에 들고 불러도 본척도 않하고
   멀리멀리 달려가 버립니다.
   이런때는 정말 화가 나고 미워죽겠습니다.
 
   어째서 주인 말을 무시하는가?
   내 앞에선 귀엽기만 하고 순종하던 네가 문밖에만 나오면 이리 달라지는가?
 
 
   몇년 전에는 정말로 집 앞에서,
   제가 보는 앞에서 차에 치었습니다.
   개를 친 운전자가 어쩔줄을 모르는데...
   제가 더 미안해서 사과를 하고 빨리 가시라고 했습니다.
 
   갑자기 개가 뛰어드니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도망가는 개를 부르니 더 빨리 도망을 치다가 제 앞에서
   차에 부딪쳐서 붕 떠서 쓰러졌습니다.
   붕 뜨길래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비실비실 일어나드니 길 옆으로 올라와 주저 앉았습니다.
   지나가던 다른 차가 서더니 엄마와 꼬마 딸이 담요를 들고 내려서
   얼른 개를 덮어 싸서 안아주었습니다.
 
   제가 뛰어가보니 그 엄마가 저보고
   지금 많이 떨릴테니 자기가 운전해서 병원에 데려다 주겠다고 하며
   그 딸아이가 조이를 안고 저는 그냥 옆에 타고
   병원에 가서 입원을 시켰습니다.
 
 
   다음날 건강한 조이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 엄마와 딸에게 케잌을 사가지고 가서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참 친절한 이웃이었습니다.
 
   그 기억이 있는지?
   이젠 데리고 나가면 차를 무서워하는 빛이 역력합니다.
   큰 댓가를 치르고 얻은 깨달음처럼...
 
 
   처음엔 차를 타고 온동네를 헤매다니고
   아이들은 조이를 불러대며 집집마다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면 더 멀리 도망을 가버리고 맙니다.
 
 
   자기가 돌아 다니고 싶은 만큼 다니고 나서야
   집 앞에 와서 기다립니다.
   발은 온통 흙투성이가 되어 지친 모습으로 문 앞에서...
 
   아마 목이 말라서 집으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문을 열어주면 고개를 푹 숙이고 죽여주세요 하는 시늉을 하며
   얼른 마당으로 들어가 물을 마십니다.
   매 번 똑같은 모습입니다.
 
   돌아 온 탕자처럼......,
 
 
 
                       더 이상 제가 설명할 필요 없겠지요?
 
                       하느님!
                       저 아직 도망쳐 본 적은 없었지요?.
                       어쩌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잠깐 가져본 적이 있긴합니다.
                       그래도 절대 도망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 뒷이야기를 이렇게 잘 알고 있으니까요......,
 
 
 
 

                       

                         돌아 온 탕견 (宕犬)...  뭐 대단한 짓 하다 왔다고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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