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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04 조회수1,099 추천수17 반대(0) 신고
 
 2007년 7월 4일 연중 제13주간 수요일
 
 
They came out and entered the swine,
and the whole herd rushed down the steep bank into the sea
where they drowned.
Thereupon the whole town came out to meet Jesus,
and when they saw him they begged him to leave their district.
 (Mt.8.32.34)  
 
 
 
제1독서 창세기 21,5.8-20
복음 마태오 8,28-34
 
 어제는 낮 1시부터 저녁 6시까지 가정방문을 했습니다. 사람 만나는 일이 가장 힘들다는 말도 있듯이, 가정방문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더군요. 저녁 5시쯤 되어서는 거의 녹초가 될 지경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자’라는 생각으로 6시쯤 가정 방문을 끝내고 함께 방문을 다녔던 구역장, 반장님들과 함께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식사 후에는 곧바로 성당으로 가서 고해성사와 미사, 그리고 예비자 교리가 이어집니다.

아무튼 이렇게 계속되는 일정을 생각하면서 식사를 막 하려는 순간, 전화 한 통화가 왔습니다. 병자성사를 달라는 전화였습니다.

‘시간 없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환자분이 그렇게 유독한 상황이 아니라면 교리가 끝난 밤이나 내일 아침으로 병자성사 시간을 옮겼으면 했습니다. 그런데 신학생 때부터 신부님들께 들었던 말씀. 병자성사를 청하면 만사 제쳐두고 가야 한다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결국 식사시간 5분. 그리고 곧바로 그 환자분을 찾아가서 병자성사를 드리고, 다시 성당으로 와서 편안한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로 병자성사를 뒤로 미뤘으면 어떠했을까요? 환자분에 대한 걱정으로 편안하게 미사를 봉헌할 수가 없었겠지요.

교리가 끝나고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요? 연령회장님으로부터 미사 전에 병자성사 받으신 분이 주님 곁으로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만약 오늘 바쁘다고 내일 가겠다고 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큰 후회를 간직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많은 후회를 합니다. 그런데 그 후회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내가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입니다.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후회는 그 누구도 하지 않거든요. 따라서 이 후회할 짓을 줄여나가는 삶이야말로, 자신을 위해서도 또 주님께서도 우리들에게 원하는 모습이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귀 들린 사람 하나를 고쳐줍니다. 그런데 이 사람 안에 있던 마귀들이 돼지 떼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허락을 했고, 마귀들이 돼지 떼 안으로 들어가자 돼지 떼가 모두 물속에 빠져 죽습니다. 이 모습을 본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기 고장을 떠나가 달라고 청합니다.

이 사람들은 예수님의 놀라운 기적과 말씀을 보고 들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알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예수님께 자기들을 떠나달라고 청합니다. 왜냐하면 세속적인 재산의 손해가 나기 때문이지요. 즉, 그들은 세속적인 재산의 손해만을 생각하면서, 언젠가는 후회할 짓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이렇게 후회할 짓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것만을 좋아하고 한없는 욕심을 간직하는 모습들, 주님의 길인 사랑의 길과는 정반대의 길로 걸어가는 모습들, 주님을 만날 수 있는 통로인 기도에 소홀했던 모습들…….

그 모든 것들이 후회할 짓이었습니다.

이제는 내 안에 있는 욕심과 이기심을 없애 나가면서 그 후회할 짓들을 하나씩 하나씩 줄여야겠습니다. 그래야 내가 살 수 있습니다.
 
후회할 짓을 하지 맙시다.


오늘을 위한 기도(이해인)


 
오늘 하루 길 위에서
제가 더러는 오해를 받고
신뢰받지 못한는 쓸쓸함에 눈물 흘리게 되더라도
흔들림없는 발걸음으로 길을 가는
인내로운 여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
제게 맡겨진 시간의 옷감들을
자투리까지 아껴쓰는 알뜰한 제단사가 되고싶습니다.

하고 싶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하기 싫지만 꼭 해야 할 일들을
잘 분별할 수 있는 슬기를 주시고
무슨일을 하든지
그 일 밖에는 없는 것 처럼 투신하는
아름다운 열정이 제 안에 항상
불꽃으로 타오르게 하소서.

제가 다른이에 대한 말을 할때는
"사랑의 거울"앞에서 저를 다시 비추어 보게 하시고
자신의 모든것을 남과 비교하느라
갈 길을 가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
오늘을 묶어 두지 않게 하소서.

몹시 바쁜 때일수록
잠깐이라도 비켜서서 하늘을 보게 하시고
고독의 층계를 높이 올라
내면이 더욱 자유롭고 풍요로운
흰 옷의 구도자가 되게 하소서.

제가 남으로 부터 받은 은혜는
극히 조그만 것이라도 다 기억하되
제가 남에게 베푼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큰것이라도 잊어버릴 수 있는
아름다운 건망증을 허락하소서.

오늘 하루의 숲속에서 제가 원치 않아도
어느새 돋아나는 우울의 이끼 욕심의 곰팡이,
교만의 넝쿨들이 참으로 두렵습니다.

그러하오나 주님
이러한 제 자신에 대해서도
너무 쉽게 절망하디 말고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어가는
꿋꿋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게 하소서.
 

 

What have you to do with us, Son of God?
Have you come here to torment us

before the appointed time?”

 (Mt.8.29)
 
 
 
 Pardonne Moi - 남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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