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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사 제 . . . . . . . . . . [류해욱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05 조회수1,216 추천수17 반대(0) 신고

 



        6월 27일.

       예수회 사제서품식이 있었습니다.

       다섯 명.

       사제인 덕분에 제대 아주 가까이서
       품을 받는 다섯 명이 바닥에 엎드린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 렌즈에 담으면서 먼 기억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군대시절,
       진흙탕을 엎드려 기던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흙바닥을 기면서 늘 낮은 자세를 지닌 사제가 되겠다고
       결심했었지요.

       제가 부제품을 받으려고 엎드려 있을 때,
       제 옆에 있던 미국 친구가 흐느껴 울던 기억도 떠올랐습니다.
       그때 군대시절의 결심을 떠올리면서
       이 자세가 내 삶의 자세이어야 함을 다시 한번 다짐했었지요.

       그로부터 17년.
       제가 언제 진정 낮은 자세를 지닌 적이 있었는지 돌아보면서
       가슴을 치게 됩니다.
 

       예수님을 등에 태운 나귀가 히이잉 우쭐거리며 걷는 모습을 봅니다.
       사람들이 나뭇가지를 흔들며,
       호산나를 외치며 환호할 때,
       자기를 보고 환호하는 줄로 착각한 나귀.

       제가 살아 온 모습이지요.
       새 사제들에게 안수를 해 주면서 기도했습니다.
       모두 나처럼 히이잉거리는 나귀가 되지 말고
       겸손하게 터벅터벅 걷는 나귀가 되기를…

       첫 강복을 받기 위해 기다리면서
       다시 한번 어느 기도문을 외우고 있었습니다.
 


                    *  작으면서도 동시에 큰 사람 *

                                                  - 오스트리아 어느 시골 신부 -


                사제는

                작으면서도 동시에 큰 사람입니다. 

                그 정신은 왕가의 혈통처럼 고귀하고 
                단순함과 자연스러움은 
                시골의 작은 나무 같은 사람입니다. 

                자신을 이기는 데는 영웅처럼 
                하느님으로 무장하여 성화의 샘이 됩니다. 

                그는 하느님께 용서받은 죄인, 
                저 높은 곳을 향해 갈망의 기치를 드높입니다. 
 
                두려움에 떨며 병고로 고통 받는 이들의 종,
                결코 권세 있는 자들에게 머리 숙이지 않으나 
                가난한 이들에게는 허리를 구부리는 
                주님의 제자이고 양떼들의 목자인 까닭에 
                겸허한 마음으로 손 벌려 구걸하는 이가 됩니다. 

                그로써 무한한 선물의 전달자이며
                영적인 전쟁터에서 용사이지만
                병든 이를 돌볼 때는 자상한 어머니가 됩니다.

                주님
                제가 지혜로 충만하지만
                아이의 신뢰심을 가진 사람 
                이상은 높은 곳을 향하되
                현실에는 두 발로 땅을 딛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  [예수회 말씀의 집]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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