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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자유인" --- 2007.7.8 연중 제14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08 조회수475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7.8 연중 제14주일                                  
이사66,10-14ㄷ 갈라6,14-18 루가10,1-12.17-20

                                                                    
 
 
"자유인"
 


우리 믿는 이들의 인생 여정,
출발지와 목적지가 분명해야 단순명쾌하고 자유로운 삶입니다.
 
또렷한 자기인식의 정체성 있어 길 잃어 방황하는 일 없습니다.
 
대부분의 삶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것은
출발지와 목적지가 분명치 않은 탓입니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가는 인생입니다.

길에서 나서 길을 가다가 길에서 죽는 인생입니다.

하늘에서 나와 지상에서 살다가 하늘로 돌아가는 인생입니다.
 
천상병 시인의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로 시작되는
‘귀천(歸天)’이란 시도 이를 입증합니다.

한결같이 출발지와 목적지가 같습니다.

흙과 길, 하늘이 상징하는바
우리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상징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위의 진리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지 않습니까?

주님께서는 제자 일흔 두 명을 지명하시어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보내셨다 합니다.
 
바로 출발지가 주님이심을 뜻합니다.
 
이어 임무를 끝낸 제자들은 기뻐하며 돌아와 주님께 보고 합니다.
 
바로 목적지가 출발지와 동일한 주님이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출발지와 목적지는 동일한 주님이십니다.

주님 현존의 상징인 보이는 성당입니다.
우리 요셉수도원의 수사님들 이 성당에서
새벽기도와 미사로 출발하여
이 성당에서 끝기도로 매일의 여정을 끝냅니다.
 
비록 성당이 아니더라도
내 독방이
이런 출발지와 목적지의
주님 현존의 성당으로 삼아도 충분합니다.
 
수도자든 세속의 신자들이든
자기 방을 잘 지켜야 풍요로운 내적 삶입니다.

바로 성당이나 독방이 상징하는 바,
1독서 이사야가 말하는 예루살렘입니다.

“보라, 내가 예루살렘에 평화를 강물처럼 끌어들이리라...
  어머니가 제 자식을 위로하듯이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라.
  너희가 예루살렘에서 위로를 받으리라.”

얼마나 은혜로운 말씀인지요!

주님 현존 생생한 바로 여기 수도원 성당이,
여러분의 잘 가꿔진 집이나 방이,
바로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예루살렘이요,
위로와 치유 풍성한 예루살렘입니다.
 
이런 평화와 위로, 치유의 영혼의 쉼터, 예루살렘 있어야
풍요로운 영적 삶입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 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말라.”

겉으로야 무소유의 가난한 제자들이지만
주님의 평화와 위로로 채워진,
주님으로 충만한 부자들인 제자들인데
누가 두렵고 무엇이 아쉽겠습니까?

이래서 몸과 마음 가볍기가 하늘을 나는 새들처럼 그리도 민첩합니다.

기동력 좋고 자유롭기가 흐르는 강물 같아,
이리떼 세상 속에서 몸과 마음 하나 다치지 않고 살아 갈 수 있습니다.
 
세상 그 무엇도 그를 유혹하지 못합니다.
 
세상 안에 살되 세상에 대한 집착에서 완전히 떠났기 때문입니다.
 
바로 바오로 사도가 그 자유의 비밀을 환히 밝혀주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떠한 것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내 쪽에서 보면 세상이 십자가에 못 박혔고
  세상 쪽에서 보면 내가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사실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새 창조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세상 욕망으로부터,
또 이기적 나로부터 자유로워진 존재,
말 그대로 새로운 창조물입니다.
 
그러나 이런 자유는
막연한 추상적 자유나 방종의 자유가 아닌 봉사를 위한 자유입니다.
 
이 점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제자들에 대한 당부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하고 말하여라.”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그 곳 병자들을 고쳐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하고 말하여라.”
그리스도의 평화를 선사하는 자유이자,
병자들을 고쳐주는 자유요 하느님 나라를 가져다주는 자유입니다.
 
이런 자유로운 제자들 존재 자체가 평화요 하느님의 나라이니,
세상에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겠습니까?

영혼의 쉼터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평화와 위로로 충전되지 않으면
누구나 내면은 삭막해져 본능적 욕망의 짐승만 남기 마련입니다.
 
요즘 사람들 뭔가 내적으로 허해서, 두렵고 불안해
고요히 머무르지 못하고 계속되는 활동에
소유이지만 오히려 두려움과 불안만 더할 뿐입니다.
 
풍부한 소유물이 자유롭게 하는 게 아니라,
충만한 존재가 자유롭게 합니다.

하여 끊임없이 출발지이자 목적지인 주님 안에서
영육을 충전시킴이 중요합니다.
 
이래야 세상에서의 영적 전투, 승리로 이끌 수 있습니다.
 
다음 복음의 마지막 말씀,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보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겠다.
  이제 아무 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셨기에
이제 아무 것도 우리들을 해치지 못합니다.
 
우리의 이름이 하늘에 새겨져 있다는 사실 역시 우리의 큰 기쁨입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시간,
새 예루살렘 성전에서
우리의 메마른 영혼들을 당신의 평화와 위로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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