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기도는 무슨 기도 ? . . . . . . . [김영환 몬시뇰]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09 조회수1,475 추천수21 반대(0) 신고
 
 

 
 
          볼 일이 있어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원에 들렸다가
 
    교구청 정문으로 들어섰다.
 
 
    자매님 두 분이 무언가 얘기를 나누며 성모당으로 향한다.
 
    '십자가의 길' 제 4처에 잠깐 멈추더니
 
    예수님의 손을 정성스럽게 만지고는 무언가 중얼거리며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간다.
 
 
    손에는 묵주를 꼭 쥐고 있다.
 
    올라가다가 교구청 쪽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어떤 어린 아이가 울고 있는 것을 보고도 그냥 지나쳐 간다.
 
 
    울고 있는 아이를 보니
 
    길가에 작은 나뭇가지를 붙잡고
 
    꼼짝 못하고 울고 있지 않은가!
 
 
    아이 곁으로 가보니 롤러 스케이트를 신고
 
    눈물을 흘리면서 애처롭게 나를 쳐다본다.
 
 
 
    "왜?  넘어졌어?" 하니 머리를 끄덕인다.
 
    손을 내밀자 내 손을 꼭 잡고는 흐느낀다.
 
 
    "집이 어디야?  혼자 갈 수 있겠어?" 하고 물으니
 
    도리도리 머리을 내젓는다.
 
 
   
    그래서 아이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 정문에 다다랐을 때,
 
    어떤 어른 한 분이 다가와
 
    "너.. 집이 어디야?" 하고 묻더니만
 
    아무 감정도 없이 바라보다가 그냥 가버린다.
 
 
    겨우 대여섯 살밖에 안 되는 아이가 어찌 혼자 왔을까?
 
    안타까웠다.
 
    키가 작은 데다가 무릎까지 오는 롤러 스케이트 장화를 신고,
 
    가파른 길을 어찌 올라갔는지?
 
    아마 내려오다가 넘어졌던 모양이다.
 
 
    누구의 도움을 청할 양으로 울고 있었던 것이다.
 
    성모당으로 기도하러 가는 분이 한두 분이 아니었을텐데...
 
    모두 그냥 지나쳐간 모양이었다.
 
 
    아이를 보니 오래 울고 서있었는지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집이 어느 쪽이야?" 하고 물으니 손을 들어 가리키는 곳이
 
    남산성당 쪽이었다.
 
    "그럼, 가자!" 하고 가려는 차에
 
    수녀원에서 두 분의 수녀님들이 성모당에 간다고 나오셨다.
 
 
    그래서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더니
 
    수녀님들이 아이의 손을 잡고는 데려다 주시겠다고 했다.
 
 
 
    아이가 서있던 곳을 지나면서 힐끗 성모당을 쳐다보니
 
    아까 그 두 분의 자매님들이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었다.
 
 
 
    아직, 도움을 청할 줄도 모르는...
 
    울고 있는 어린 아이에게 조그마한 관심조차 보이지 않으면서,
 
 
    기도는 무슨 기도...!
 
 
    성모님은 그런 매정한 사람들의 기도를 들어주실까?
 
 
    기도보다 사랑을 실천하자.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