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허기진 이들을 위한 자리!
작성자황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10 조회수1,036 추천수14 반대(0) 신고




『예수님의 식탁에 대한 묵상』
황 미숙 소피아 글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9-13

그때에 9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10 예수님께서 집에서 식탁에 앉게 되셨는데, 마침 많은 세리와 죄인도 와서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과 자리를 함께하였다. 11 그것을 본 바리사이들이 그분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네 스승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12 예수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13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나는 부담이 가지 않는 벗들과 분식점에서 라면과 떡볶이·김밥·삶은 계란 등을 함께 먹으며, 한바탕 수다를 떨거나 실컷 웃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을 느낀다.

이(齒牙)에 고춧가루가 끼든 말든 비빔밥에 타액(*^^*)을 양념 삼아 함께 먹을 수 있고, 자장면을 눈치 보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벗들과 아무 음식이나 포만감 넘치도록 먹고 나면 행복하고 정말이지 스트레스 해소 만점이다.

진수성찬이 차려진 고급 식당이라도 함께 하는 이들이 어려운 분들이거나 불편한 사람들이라면, 체면 차리느라(?) 눈앞의 진수성찬일 뿐이리라.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세리들과 죄인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 계신다.

식사에 초대받고 한 식탁에 앉아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은 친밀한 관계를 의미한다. 세리들과 죄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친절한 식사 초대는커녕, 회피해야 할 인물들로 낙인찍혀 왔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으로부터 사람대접을 받고 있다. 예수님이 나와 함께 식사를 하시고 계신다!

나도 솔직히 손가락질당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은연중에 꺼리고, 함께 식탁에 앉아 식사하는 것도 피할 수만 있다면 회피할 것이다.

내 이미지 구겨지고 내 체면이 구겨질까 봐… 또, 나도 같은 부류로 오해받는 것이 두려워서…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나는 어울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 식사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예수님 자리에 내가 대신 앉아 있고, 내 곁엔 손가락질당하는 못난 인생들이 나와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식탁 주위엔 많은 이들이 나와 내 손님들을 따가운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다.

내 관심은 내 식탁에 앉아 있는 손님들보다 내 주위의 사람들 시선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느라,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감각이 없을 정도이다. 혹여, 나를 이들과 같은 부류로 오인하지는 않을까? 촉각이 곤두서 있다.

예수님은 우리가 모든 굴레와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시길 원하시는데,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자유롭지 못한 내 양심을 들여다 본다.

세리들과 죄인들은 사랑과 관심, 인정에 굶주린 이들이다. 인격이 멸시당하고 공동체로부터 배척당한 소외자들이다. 늘 문가에서 배회하며 여기저기 눈치 보는 외톨이들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 아니 바로 나를 부르셔서 한 식탁에 앉아 함께 식사를 하시고 싶어하신다. 사랑에 굶주리고 관심에 굶주리고 칭찬에 굶주린 이들에게, 어서 와서 당신이 차려 놓은 사랑의 진수성찬을 실컷 먹고 마시고 살찌우라고 초대하신다.

진정한 환대와 초대는 자신이 상대에게 깊이 받아들여졌음을 깨닫게 해 준다. 이 식탁에서 예수님은 상실해 버린 인간성과 인격의 존엄성을 회복시켜주시고 계신다.

최근에 삼십 년 된 산삼(山蔘)이 발견되었는데 감정가가 대략 육천만 원 정도라고 한다. 뉴스를 보면서, 화제가 된 그 산삼이 꼭 필요하신 분에게, 꼭 좋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께서도 허기진 우리를 위해 공짜로 수천년 묵은 "말씀의 산삼 요리"를 매일 차려주시고 계신다.*^^*

오늘날, 기아로 죽어 가는 인구보다 사랑에 굶주려 영혼이 죽어 가는 인구가 더 많다고 한다.

교회는 죄인들이 찾아와 성화 되어져야 되는 곳이다. 의인들이 찾아와 의인들만 가득하고, 의인들만 어울리는 의인들만의 식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예수님은 매일 식탁을 차리셔서 허기진 이들을 부르고 계신다. 내 식탁에도 허기진 이웃들을 위한 자리를 많이 마련하도록 노력하자. 나도 영양실조로 비실거리며 쓰러질 위기에서, 예수님의 식탁에서 먹고 마신 후 부활(*^^*)하지 않았는가?

소외당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식탁에 초대하고, 거리낌 없이 함께 앉아 수천 년 묵은 산삼(*^^*)을 함께 나눌 때, 오늘 복음 말씀이 그대로 내게 이루어진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오늘도 밝고 은총 가득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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