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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 11일 야곱의 우물-마태 10, 1-7 묵상/ 사랑스런 동생들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11 조회수689 추천수8 반대(0) 신고

사랑스런 동생들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주게 하셨다.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을 비롯하여 그의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토마스와 세리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열혈당원 시몬, 그리고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예수님께서 이 열두 사람을 보내시며 이렇게 분부하셨다. “다른 민족들에게 가는 길로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들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마라.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마태 10,1-­7)
 
노성호 신부(수원교구 모산골 천주교회)
◆누구의 반대나 걱정도 듣지 않고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사제가 되기를 결심했던 나는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서 신학교에 입학했다. 문제는 하나뿐인 동생이 대학 진로를 앞두고 선전포고(?)를 하듯이 “형 따라서 신학교 가겠습니다.”라고 한 것이다. 한집안에 사제 한 명 만들기도 힘든데 둘씩이나 왜 이러는지 걱정도 많이 되었고, 자식 교육에 남다른 조예를 가지고 계셨던 아버지의 뜻도 있어서 집안 전체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더 큰 일은 동생과 어울렸던 친한 친구들 셋이 갑자기 무슨 벼락이라도 맞았는지 한꺼번에 신학교를 지망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나한테는 성격도 각양각색이고 재능도 각각 다른 사랑스런 동생들이었는데 갑작스런 진로 결정으로 걱정도 되면서 한편으로는 기특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녀석은 누나만 넷 있는 집안의 막내둥이 외아들이었고, 한 명은 독자(獨子), 내 동생과 나머지 한 녀석은 형만 한 명씩 있었는데 둘 다 당시 신학생이었다.
 
열두 사도를 뽑으셨을 때 예수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나와 동생들을 하나하나 부르시면서 당신 제자의 삶을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신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셨을까? 당시를 회상해 보면 지금 이 순간에도 주님은 여러 가지 묵상을 하도록 나를 초대하시는 것 같다.
 
 
시간이 흘러 나는 사제가 되었고, 내 동생과 누나들만 있는 막둥이 외아들 녀석은 7월에 부제품을 받는다. 다른 형제가 없는 외아들은 사정상 내년 이맘때 부제품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두 형제는 우리와 다른 삶의 모습으로 다시 뽑아주셨다. 형은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그 동생은 천국에서 별처럼 아름다운 빛을 내면서 우리 모두를 지켜봐 주도록 택하셨다.
예수께서 우리 6명을 뽑으신 시기나 모습, 그리고 선택받은 우리의 모습은 다양했지만 그분께서는 우리한테도 이렇게 분부하셨을 것이다.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 그래서 지금 우리 여섯 사람은 그 분부에 기쁜 마음으로 응답해 나가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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