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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베네딕도" --- 2007.7.11 수요일 유럽의 수호자 사부 성 베네딕도 아빠스 대축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11 조회수596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2007.7.11 수요일 유럽의 수호자  사부 성 베네딕도 아빠스 대축일 
                                                                              
잠언2,1-9 콜로3,12-17 루카22,24-27

                                                            
 
 
 
"성 베네딕도"


아무리 세월 흘러도 더욱 그리워지는 분이,
대하면 대할수록 좋아지는 분이,
하늘 향해 활짝 열린 창 같은 분이
바로 오늘 대축일을 지내는 우리의 사부 성 베네딕도입니다.
 
성 베네딕도 없는 오늘의 유럽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유럽의 야만인들을 문명인들로,
황야의 유럽을 젖과 꿀이 흐르는 옥토로 만든 이들,
바로 성 베네딕도의 수도승들이었습니다.
 
하여 교황 바오로 6세는 1964년 10월 24일
성 베네딕도를 유럽의 수호성인으로 선언하였고,
현재의 교황님도 베네딕도 16세로 명명한 것을 보면
성인에 대한 교황님들의 존경심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습니다.

‘축복받은 이’라는 베네딕도 이름의 뜻이 참 좋습니다.
 
어제 창세기의 ‘하느님과 겨루고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다.’ 라는
이스라엘 이름 뜻에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진정 성 베네딕도의 영성을 따르는
수도승들이나 평신도들 모두 이스라엘이자 베네딕도입니다.
 
하느님과 겨루어 이겨낸
축복 받은 이를 목표로 하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이스라엘과 베네딕도를,
즉 하느님과 겨루어 이겨낸 축복받은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요?

마침 어제 독서 중
인도의 성자라 일컫는 간디의 참 좋은 말씀이 생각납니다.

“어제 죽은 것처럼 오늘을 살고,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라.”

바로 이런 사람이 늘 봐도 늘 새롭고 좋은 사람입니다.
 
아무리 세월 흘러 나이 들어도 신록의 아름다운 나뭇잎처럼,
세월의 흐름 중에도 늘 청순한 영혼의 소유자들입니다.
 
아침 독서기도 시
에페소서의 말씀이 지칭하는 바도 바로 이런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영과 마음이 새로워져,
  진리의 의로움과 거룩함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새 인간을 입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이렇게 살기위해서
어제 죽은 것처럼 오늘을 살고,
영원히 살 것처럼 하느님을 공부해야 합니다.
 
새 인간을 입는다는 표현이 독특합니다.
 
오늘 2독서 에페소서에도 ‘입으라.’는 표현이 두 번 나옵니다.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하느님을 찾는 공부에 매진할 때 저절로 입혀지는 이런 덕의 옷입니다.

새삼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분리 된 것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똑 같은 대지의 땅에 뿌리 내린 초목들이지만
다 제각기 머리를 하늘로 향하고 있는 것처럼
한 공동체에 몸담고 살아도 지향은 하느님 두고 살라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삶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이래서 하느님을 찾는 이들이 모인
‘하느님 중심’의,
‘그리스도 중심’의 베네딕도 수도공동체라 정의합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 하느님을 찾고 배우는 일,
바로 슬기를 찾는 것과 직결됩니다.
 
주님께서는
지혜를 주시고 주님 입에서는 지식과 슬기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네가 은을 구하듯 슬기를 구하고
  보물을 찾듯 슬기를 찾는다면
  그 때에 너는 주님 경외함을 깨닫고
  하느님을 아는 지식을 찾아 얻으리라.”

오늘 잠언의 말씀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자들,
자연스럽게 슬기를 얻게 되고
마침내 하느님의 지혜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을 만납니다.
 
하느님을 만난 이들의 최종 귀착 지는 공동체의 형제들입니다.
 
불교의 이상인 ‘상구보리 하화중생’,
즉 믿는 이들은
위로 깨달음의 지혜를 구하고
아래로 중생을 교화 제도한다는 말씀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을 통해서도 분명히 입증되는 진리입니다.

“너희 가운데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

진정 높은 사람,
천진한 어린이 같은 고결한 영혼의 소유자요,
진정 훌륭한 지도자, 형제들을 섬기는 사람입니다.
 
마음의 천진과 섬김의 사랑,
참 영성을 분별하는 시금석과도 같습니다.
 
그러니 위에서 지배하고 다스리고 군림하는 미숙한 사람들,
결코 높은 사람도 바람직한 지도자도 아닙니다.
 
다음의 주님의 폭탄선언과도 같은 말씀이 참 통쾌합니다.
 
우리의 영성은 섬김의 영성 하나뿐임을 천명하십니다.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 있다.”
 
공동체의 중심에 섬기는 분으로 현존하시는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이 섬김의 영성을 고스란히 전수받으신 분이
바로 우리의 사부 성 베네딕도이십니다.
 
공동체의 대헌장 이라 할 수 있는 성규72장이
성 베네딕도의 섬김의 영성을 활짝 꽃피어내고 있습니다.
 
일부 인용합니다.

“서로 존경하기를 먼저하고,
  육체나 품행상의 약점들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며,
  서로 다투어 순종하고,
  아무도 자신에게 이롭다고 생각되는 것을 따르지 말고
  오히려 남에게 이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따를 것이다.
  형제적 사랑을 깨끗이 드러내고 하느님을 사랑하여 두려워할 것이며,
  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 것이니
  그분은 우리를 다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실 것이다.”

비단 성 베네딕도 수도 공동체뿐만 아니라
모든 가톨릭교회 공동체가 ‘그리스도 중심의 섬김의 공동체’입니다.

하늘이신 그리스도를 향해 활짝 열린 창 같은 분이 성 베네딕도입니다.

로마제국 말엽 혼돈과 무질서의 시대에
파멸로 치닫던 유럽을 구한 성 베네딕도,
혼돈의 이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하느님 찾는 구원의 길을 보여주십니다.
 
오늘도 주님은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당신 말씀과 성체로 우리를 섬기시며,
섬김의 공동체를 새롭게 이루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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