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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갈매못 성지 순례 1주일 후....
작성자박종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17 조회수610 추천수4 반대(0) 신고

  갈매못 성지 순례 1주일 후...

 



갈매못 성지순례의 날
성당에 오르기 전 성체조배실에 잠깐 들렀습니다.
꽤 오랜만에 조배실을 찾은 것 같습니다.
전에는 매주 한 시간씩은 성체조배를 할 수 있어서
제겐 참 소중한 시간이었는데 
1년 가까이 늘 아쉬움으로만 남았던 공간에 들어서서
인사드리는 순간, 전율이 감쌌습니다.
그동안 많이 기다리셨던 모양입니다.
아니요, 제가 많이 그리워했던 게지요

잠깐의 시간이었는데
왕관 쓰신 성모님 모습,
그리고 항아리 하나를 받았습니다.

아쉬움을 남기며 서둘러 조배실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성당으로 오르니 입구에
방금 전 아련하게 보였던 성모님이 거기 계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뜻밖이었습니다.


그리고 1주일 동안
그 모습이 내내 아른거렸고
조배실에서 보여주신 성모님의 메시지는 무엇인지
묵상하곤 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우연히 서랍에서 비디오테잎이 눈에 띄었습니다
레지오 단원 자매님이 보라고 주신 것이었는데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테잎이었습니다. 1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

테잎 표면에 성모님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고
꼭 봐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토요일 밤 늦은 시간이었지만 하나를 봤습니다.

서른 셋에 노회장이 된 이른바 잘 나갔던 개신교 목사가 
천주교로 개종하게 된 신앙간증인데
그 결정적인 계기는 성모님의 인도였습니다
우상이라고 짓밟고 비난하였던 성모님
자신이 가장 맹렬하게 비난하였던 성모님
그 성모님을 향하여 회개의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 어머니, 엄마, 엄마~~ ’절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한 가지 고백을 하자면,
묵주기도를 할 때도, 그리고 그 어느 때에도 
전 성모님과 유대감이 없었습니다.
처음 영세를 받고 묵주기도를 드릴 때는
한 단 한 단 그 의미를 음미하여 했었는데
정확히 표현하자면 레지오에 들어 가
레지오에서 묵주기도 올리는 그 태도가
제겐 아무런 감흥도 없었고, 그리고 집에서도
그렇게 형식적인 묵주기도를 했던 것 같습니다
주님께 기도는 드렸어도 바쁘면 묵주기도는 생략하기 일쑤였고
가슴에 닿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성모님과 유대관계가 되지 않는 저 자신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마음 한 구석에 성모님께 대한
알 수 없는 텅 빈  허전함과 의문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우리 집에 계시는 성모님은 늘 우울한 표정이셨고
때로는 화난 모습이었습니다
제 마음 속에 성모님은 차갑고 쓸쓸한 그런 분이어서
아니, 어쩌면 존재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맞을런지요 

비디오를 보면서,
눈이 번쩍, 가슴이 뻥 뚫리는 듯 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형식적으로 어머니를 대했는지 
얼마나 형식적으로 묵주기도를 올렸는지
어머니의 존재를 얼마나 깊이 묵상하지 못했는지요......

비로소
제 마음이 열리고 유대감이 느껴졌습니다.
어머니의 모습이 제 안에 자리잡는 듯 했습니다
갈매못 성체 조배실에서
주님께서 어머니의 모습을 왜 보여주셨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우리 주님 보시기에 얼마나 안타까우셨을까
어머니는 또 얼마나 서운하셨을까 

한 달에 한 두 번은 꼭 악몽에 시달리곤 했습니다
그런 다음 날은 의례껏 몸이 아팠습니다
그 해답도 찾은 것 같습니다

주일 미사 다녀와서 나머지 하나를 다 보고
깊이 더 깊이 기도해야 함을
온 마음과 정성 다 하여 묵주기도를 올려야 함을 반성했습니다

엄마, 죄송해요.
저의 무심함과 어리석음과 게으름을 용서해주세요.

2007.7.15. 평화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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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성지순례를 다녀와서
아주 큰 허물 하나를 또 벗었습니다.
평화가 넘치는 샘물의 성지순례가 없었다면
또 얼마나 오랜동안. 이 허물을 벗지 못하고
어머니를 슬프게 했을까요?
요세비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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