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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접시꽃 이름을 묻는 이유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17 조회수809 추천수7 반대(0) 신고
 
 
 
 

<접시꽃 이름을 묻는 이유> ... 윤경재


회색 먼지구름 몰고 간 여름 소낙비가

하늘에서 떨어뜨린 푸른빛 물감에

도심공원으로 소풍 나온 마음들도 젖어

꽃바람을 맞았습니다


접시꽃 사이에 머문 낯익은 모습에

꽃 이름을 물어보았더니

눈이 맑은 당신은 접시 안에다

소박한 미소와 함께 나의 추억까지 버무려 

고향의 소찬을 담아내시는군요


딱히 내세울 것 없어 훌쩍 솟은 키는

장독대에 엎어진 빈 항아리 넘어

어머니의 속 타는 마음을 붉게 피워냈지요


해가 나면 볕이 좋아 빨래 잘 마르겠다고

비오시니 농사꾼들 논물 대기 좋겠다고

아침저녁 날씨 인사 올리셔도

변덕쟁이 날씨보다 더 죽 끓는 시집 등쌀을

넓고 흰 꽃잎에 접어 두셨습니다


세상살이 바람처럼 종잡을 수 없더라도

하나의 이치가 있다고 위로하시던 말씀

그 하나를 담아서

갖가지 꽃으로 만드신 조물주의 뜻이

서로 사랑을 나누라는 말씀이겠지요


어머니를 닮은 당신도 그 꽃말과 함께

제 기억 속으로 들어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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