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지 못하고 고인물로 남는다 하여도" 소리없이 흐르는 강물의 깊이로 닿을 수 없어도 졸졸 속삭이며 맑게 흐르다 부서지거나 함께 흐르지도 못하고 나뉘어 갇힌들 제 뜻이겠는지요 고인 웅덩이에서 먼 바다 그리움에 젖어도 먼먼 어느날 만나려니 서러울 일 이겠는지요 침묵으로 기다리다 보면 풀잎 꽃잎 적시고 더러는 새소리 바람소리에 부댓끼다 어느 가슴에 담기기도 하겠지요 어깨동무로 흐르지 못하고 한 움쿰 뒤로 남아 절절한 그리움조차 소리 내지 못하고 부유물 끌어 안아도 물은 물끼리 아침 이슬로 산화하며 긴긴날 어디로 흐른다 하겠는지요 아! 어쩌다 홀로 소리없이 흐르는 강의 깊이나 임 기다리는 그리움의 깊이를 셈하고 있는지 . . . / 레오나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