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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때" --- 2007.7.18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18 조회수675 추천수11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7.18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탈출3,1-6.9-12 마태11,25-27

                                                      
 
 
 
"하느님의 때"
 


하느님의 부르심이, 도우심이, 찾으심이 없어도
추호도 초조해하거나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겸손으로 익어 때가 되면,
바로 하느님의 때가 되면
하느님은 우리를 부르시고 찾으시고 도와 주십니다.

아주 예전 1980년대 시국이 몹시 어지러운 시절,
김 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대화가 되는 사람은 힘이 없고,
  힘이 있는 사람은 대화가 안 되고...”

뒷부분은 생각나지 않지만 앞부분의 말씀은 지금도 선명합니다.

관대한 열린 마음과 내적 힘을 겸비한 사람,
바로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진정 힘은 권력, 금력처럼 외적인 힘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내적인 힘입니다.

오늘 1독서 탈출기에 나오는 하느님의 교육과정이 참 심오합니다.

우리는 이미 모세의 출생 및 성장과정 중에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 보호의 손길을 감지했습니다.
 
이어 당신 사람으로 쓰시고자
모세를 교육하는 과정이 음미할 바 깊습니다.
 
이집트 인을 죽일 정도의 혈기왕성한
덜 익은 사람이라면 아직 멀었습니다.
 
내적 성숙과 성장을 위한 장기 피정 기간이 필요합니다.

미디안의 사제인 장인 이트로의 양떼를 치는 목자로 일하면서
마음 정화되어 익어 겸손해졌을 때
하느님의 산 호렙 주변의 광야를  지나던 중
나타나신 주님이셨습니다.
 
하느님 때가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십니다.

불에 타는 데도 타지 않는 떨기나무
바로 생생한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합니다.

떨기 한 가운데서 모세를 부르시는 주님이십니다.

“모세야, 모세야!”
하고 주님 부르시자,

“예, 여기 있습니다.”

야곱도 그랬고,
모세도 지체 없이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합니다.
 
모세의 마음 텅 비어 깨어 준비되어있음을 뜻합니다.

“이리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하느님의 산 호렙 뿐만 아니라
마음의 눈만 열리면 지금 여기가
하느님 만나는 떨기나무요 거룩한 땅입니다.
 
언제 어디에나 계신 하느님이시기에
때가 되면 우리를 찾아 주시는 하느님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늘 마음의 눈, 마음의 귀 열려 있어,
찾아오시는 주님을 뵙고,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모세를 파견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해내려는 주님의 명령에
도저히 불가함을 아뢰는 모세,
그만큼 자기를 아는 겸손에 도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감히 무엇이라고 감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낼 수 있겠습니까?”

자신만만한 패기는 온데간데없어 졌습니다.
 
하느님은 절대로 자기로 가득 찬 교만한 사람을 쓰지 않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하느님은 지혜와 힘의 원천입니다.
 
이런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다니 만사형통입니다.
 
인간의 약함은 곧장 하느님의 강함이 되고,
겸손의 자기 비움 안에 가득 차는 하느님의 지혜와 힘입니다.
 
하느님과 모세의 만남,
우리에게 무수한 영감을 제공해 주는 풍부한 묵상감입니다.

누구보다 우리를 잘 아시는 하느님,
무진장 참으시다가
우리가 겸손으로 비워져 때가 됐을 때 찾아오십니다.
 
이런 만남의 감격에 가슴 벅차 고백하는 복음의 주님이십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철부지가 상징하는바
단순하고 겸손하여 하느님의 지혜와 힘으로 충만한
주님의 제자들을, 우리들을 상징합니다.
 
세상적으로 똑똑한 이들이 아니라
하느님으로 인하여 마음의 눈 활짝 열려
하늘나라의 실재를 보고
마음의 귀 활짝 열려 하느님의 진리 말씀을 듣는 자들입니다.  
 
대 그레고리오 교황님의 성 베네딕도에 대한 묘사에서처럼
'유식하면서도 무식한 사람들이요,
지혜로우면서도 무지한 사람들
(scienter nescius et sapienter indoctus)'입니다.
추기경님의 욕구에도 채워지는 대화도 되고 힘도 지닌,
지혜와 능력의 사람들입니다.
 
진정 내적 힘의 원천은 하느님 주신 지혜와 힘입니다.
 
인도의 성자라 일컫는 간디가
100만 대군의 영국을 물리치고
인도의 독립을 쟁취한 것도
총칼의 무력이 아니라 비폭력의 내적 힘과 지혜였다 합니다.

이 복된 미사시간,
주님은 거룩한 하느님의 성전 안 제대를 상징하는 떨기나무에서
마음 깨끗해진 우리를 부르시고
당신의 말씀과 성체로 무장시켜 우리 삶의 자리로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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